[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문성(45)이 '허수아비'를 통해 연쇄살인범 캐릭터에 도전하며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지난달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모범택시' 시즌1을 집필한 이지현 작가와 박준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정문성은 친절한 서점 주인 이기환과 끔찍한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 이용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1%, 수도권 8.3%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역대 ENA 월화드라마 중 최고시청률이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정문성은 "막방 일주일 전에 어떤 여성 분이 '어? 연쇄살인마다!' 이러시면서 뒷걸음을 치면서 도망가셨다. 뭔가 그 상황에서 설명하기 애매해서 저도 마스크를 쓰고 도망갔다"며 "'슬기로운 의사생활' 때도 수술신이 많았다. 마침 코로나 시기여서 마스크를 착용했어야 해서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고 전했다.
'허수아비' 첫방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정문성은 "인기라고 하면 그렇지만, 예전에는 친숙하게 다가와 주셨다면, 요즘에는 조금 쑥덕거리는 느낌으로 바뀐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방송을 여러 번 챙겨 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허수아비'의 경우는 대본을 워낙 잘 봤기 때문에 촬영 현장 분위기도 그렇고,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며 "근데 화면 속 보여지는 제 모습이 좋지 않더라. 물론 캐릭터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을 연기해야 하지 않았나. 그동안 악역을 연기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던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수아비'에선 정문성 대신 송건희가 누명을 써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 송건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묻자, 정문성은 "미안한 건 말도 못 한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건희에게 미안하다"며 "나중에 쫑파티를 하러 갔는데, 처음 보는 분들이 많이 앉아 계시더라. 알고 보니 피해자 분들끼리 앉아서 식사를 하고 계신 거였다. 그 모습을 보고 밥이 얹힌 것처럼 불편하고 죄송했다"고 전했다.
이어 군 복무 중인 송건희에게 면회 갈 예정인지에 대해선 "안 그래도 카톡을 했고, 나중에 휴가 나오면 술 사주겠다고 말했다"며 "얼마 전에 건희가 휴가 나와서 다 같이 만났는데, 저는 스케줄이 있어서 못 갔다"고 전했다.
방송 후 주변 반응에 대해서도 "일단 어머니는 범인을 알고 계셨어서, 입단속을 잘 시켰다"며 "지인들도 '다 범인 너지?'라고 물어봤는데, '나는 절대 아니다. 사실 희준이 형이 범인이다'라고 하면서 이상한 이야기 흘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허수아비'의 높은 시청률의 비결에 대해 "저는 이 드라마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좋은 작품을 좋은 배우들과 좋은 연출이 만났을 때 잘 안되면 속상할 것 같았다"며 "현장에서 정말 좋은 분들과 함께 작업했다고 느꼈던 게, 누구 하나 화내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여름에 촬영해서 스태프들의 옷이 땀으로 얼룩졌었는데, 감독님이 오후 세시까지 스태프들한테 낮잠 시간을 줬다. 정말 감독님이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멋있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준우 감독과 첫 작업을 마친 소감을 묻자, 정문성은 "사실 마지막까지 감독님을 의심했다. 기사를 보고 서운해하실 수도 있는데, 이 재밌는 대본을 그대로 화면에 잘 옮겨주셨을까 궁금하더라"며 "또 제가 본방송을 보면 드라마가 잘 안될까 봐, 4부까지 못 보고 있었다. 그러다 못 참고 티빙에서 봤는데, 감독님한테 너무 감사하더라. 방송 보고 나서 바로 문자를 드렸다. 지금도 감독님과 함께 '크래시2 : 분노의 도로'를 촬영 중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저의 연기를 보시고 속상하셨거나 화가 나셨던 분들에게 죄송하다. 나중에 들었는데, 감독님이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관련) 피해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하더라. 드라마 방영 이후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에 열정을 쏟아부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