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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의 그저, 빛] 홍진경, 지금 지쳤나요?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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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경. 스포츠조선DB
홍진경. 스포츠조선DB

※<정빛의 그저, 빛> 한국 예능의 위상이 글로벌로 뻗어 나가는 지금, 정빛 기자가 반드시 비추어 보아야 할 '예능 스타'를 환하게 조명합니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어머! 저거 뭐야?"

긴 팔다리가 만들어내는 실루엣이 런웨이를 가로지르는 순간 우리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델의 귀환이었다.

'소라와 진경' 스틸컷. 사진제공=MBC
'소라와 진경' 스틸컷. 사진제공=MBC

최근 종영한 MBC '소라와 진경'에서 홍진경이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경이로웠다. 과거 실패의 상처와 트라우마로 미련 없이 모델계를 떠났던 홍진경이 50대가 돼 다시 선 파리 런웨이. 오랜 공백이 무색할 만큼, 홍진경은 서구의 현역 모델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의 프라이빗 소규모 쇼에서 선보인 워킹은 인상적이었다. 관객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두 가지 룩을 차분하고 우아하게 소화해 내는 그 모습. 홍진경이 왜 '한국인 최초 베네통 모델'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발렌시아가)의 극찬을 받은 레전드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옷을 이해하고 몸짓으로 서사를 쓰는 '모델 홍진경'의 복귀는 대중에게 짜릿한 전율과 깊은 울림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도라이버 - 더 게임 오브데스'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도라이버 - 더 게임 오브데스'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러나 런웨이를 내려오는 순간, 홍진경은 다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예능의 신'으로 돌아왔다. 최근 새 시즌을 시작한 넷플릭스 '도라이버'. '소라와 진경' 속 우아함은 온데간데없고, 수명 게임에 네쌍둥이를 출산해 1.5배 속도로 인생을 살아가는 기상천외한 캐릭터가 된다. 주우재의 "진경 누나는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호언장담을 철석같이 믿고 앉아 있는 모습에서, 시청자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마찬가지다. 퀴즈를 맞히는 것보다 문제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더 재밌다. 엉뚱한 발상과 예측 불가능한 반응,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살려내는 순발력은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의 결과물이다.

이는 홍진경이 단순히 몸을 쓰는 슬랩스틱이나 일회성 웃음에 기대는 예능인이 아님을 보여준다. 스튜디오를 아우르는 따뜻한 공감력과 적재적소에 터지는 유머 감각은 홍진경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무기다.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영상화면 캡처
유튜브 '공부왕찐천재' 영상화면 캡처

그 진가는 유튜브 '공부왕찐천재'에서도 알 수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창피하면 창피하다고 말하는 사람.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는 사실 쉽지 않다. 특히 오랜 세월 대중 앞에 서온 사람에게는 더욱. 홍진경은 배움에 대한 순수한 열망 하나로 카메라 앞에 서서 아는 체하지 않고, 그 민낯을 콘텐츠로 만들어 냈다.

수많은 스타와 사회 각계 인사들이 '공부왕찐천재'에 출연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사람들은 홍진경의 지식보다 태도에 끌린다. 잘난 척하지 않고, 모르는 것을 인정하며, 배움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 진정성 말이다. 채널은 결국 구독자 179만 명을 넘겼다.

'놀러와' 방송화면 캡처. 사진출처=웨이브
'놀러와' 방송화면 캡처. 사진출처=웨이브

홍진경이라는 이름은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누군가에게는 성공한 사업가이고,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방송인이다. 최근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파리 런웨이를 완주한 모델 홍진경, 넷플릭스와 지상파를 오가며 웃음을 만드는 예능인 홍진경, 그리고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학생 홍진경까지.

지금 가장 뜨거운 런웨이를 걷고 있는 홍진경에게 "지금 지쳤나요?"라고 묻는다면, 돌아올 대답은 역시나 "아니요"일 것이다. 그 화제의 밈처럼 말이다.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출처=MBC 유튜브 채널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출처=MBC 유튜브 채널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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