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26년 1020세대의 피드를 넘겨보자.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화면을 넘길 때마다 '도가니'니, '궁뎅이'니. 희안한 소년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소년들의 감성에 MZ는 열광한다.
코르티스의 데뷔 앨범 '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逆?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5위로 진입하더니, 초동 43만장을 넘기며 역대 보이그룹 데뷔 음반 초동 4위를 기록했다. 이후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단일 CD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는 위엄을 뽐내며 K팝 최초로 NBA 올스타 셀러브리티 게임 하프타임쇼 공연을 펼쳤다.
미니 2집 '그린그린'의 인기는 더욱 뜨거웠다. 발매 4일 만에 2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코어 팬덤의 폭발적 성장을 보여줬다. 더욱 놀라운 건 음원 성적이다. 최근 보이그룹은 음반 판매나 투어 성적은 좋아도 정작 '그 그룹 히트곡이 뭐지'라고 했을 때는 쉽게 제목을 떠올리기 어려운 기현상을 보여줬었다. 그런데 코르티스는 타이틀곡 '레드레드'로 멜론 일간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대중성을 입증했다. 이는 2016년 이후 데뷔한 보이그룹 중 최초의 기록이다.
그렇다면 왜 MZ는 코르티스에 열광할까. 그들이 압도적인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숏폼 플랫폼을 통째로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MZ는 Y2K미, '나다움', '자유'를 가장 깊게 추구하고 탐닉하는 세대다. 그래서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칼군무와 철저히 통제된 아이돌식 매너, 정형화된 콘텐츠로 가득찬 K팝 시장의 '인위적인 완벽함'에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나타난 게 바로 코르티스의 '날 것'이다.
길거리나 대기실 복도에서 캠코더로 막 찍은 것 같은 삐딱한 앵글과 로파이 감성, 멤버들의 자유분방한 에너지, '안녕하세요 ○○입니다'라는 아이돌식 화법조차 거부한 웅앵웅 화법 등 코르티스만의 투박함은 기획사의 자본력이 아닌 '진짜 소년들의 에너지'를 느끼게 했다.
안무도 달랐다. 기존 아이돌이 무릎 연골 보험조차 들지 못할 것 같은 독기 서린 칼군무를 선보였다면, 코르티스는 철저하게 힘을 뺀 여유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무대를 통제하려는 대신 비트 위에서 그루브를 타며 제멋대로 놀고 즐기는 '노력하지 않은 멋'은 오히려 자체발광 효과를 냈다.
뭐니뭐니 해도 코르티스의 성패를 가른 건 음악이다. 혹자는 '레드레드'의 유머러스하다 못해 장난 같은 가사와 일정하게 반복되는 신시사이저나 투박한 오토튠 등을 지적하며 유행을 따른 노래나 밈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심장을 때리는 808베이스와 특유의 찢어지는 듯한 신스 사운드는 코르티스의 음악을 넋 놓고 듣게 만드는 강력한 스킵 방지 장치다. 짧은 영상에서도 시각적, 청각적 거친 타격감이 맞물리며 전세계 리스너들의 도파민을 자극한 것이다.
'세상이 정한 기준과 규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한다'는 팀명처럼, 코르티스는 자신만의 개성과 음악으로 전세계 MZ를 사정없이 잡아먹는 중이다. 이들은 7월 18일부터 월드투어 '풋 유어 폰 다운'을 개최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