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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세이커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현 상태 순위는 4위 이상 올라가기 힘든게 현실이지만, 모두들 LG의 눈치를 보는 지경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하게 되면 4-5위 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붙는데, LG와 맞붙는게 부담스러워 정규리그 우승을 피해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들린다. LG 상승세의 힘, 모두들 1순위로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을 꼽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다. 급이 다른 활약이다. 하지만 농구는 제퍼슨 혼자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제퍼슨을 필두로 나머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하는 데는 포인트가드 김시래의 힘이 크다. 지난 시즌 울산 모비스 피버스에서 LG로 옮긴 뒤 두 시즌째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맹활약 중이다. 이번 시즌 경기 리딩에서, 공격에서 훨씬 성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농구 스토리를 소개한다.
-이렇게 좋은 팀이 초반에는 왜 어려움을 겪었나.
정말 솔직히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공을 아껴야 한다. 실책을 줄여야 한다. 승부처에서 여러 옵션도 볼 줄 알아야 한다. (너무 겸손한 것 아니냐고 하자 손사래 치며) 솔직히 시야는 넓어졌다. 이번 시즌 패스길이 보이기는 다 보인다. 그런데 괜히 안전한 곳 말고 다른 곳에 패스했다가 실책으로 이어질까봐 두렵다. 특히 승부처에서 자신감이 떨어진다. 나 때문에 찬물이 끼얹어질까봐. 조금 더 냉정해져야 한다고 느낀다.
-LG의 파죽지세, 본인은 100점 만점에 몇 점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웃으며) 그래도 10~20점 정도는 하고 있지 않을까.
-LG가 이번 시즌 어?鄕 갈 것 같나.
정규리그는 4, 5위로만 마치면 된다. 현 시점 최상의 시나리오다. 물론 목표는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제퍼슨이 정말 잘한다. 김시래가 보는 제퍼슨은?
속공 참가를 열심히 해주는게 정말 좋은 부분이다. 마무리 능력이 탁월하다. 스텝에 이은 득점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다만 코트 안에서 짜증도 내고 무섭게 보일 때도 있는데, 코트 안에서 열정이 너무 강해서 그런다. 밖에서는 정말 조용한데 코트에만 들어서면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가드는 누구인가?
단연 양동근(모비스) 형이다. 몸이 워낙 좋으시지 않나. 다른 부분보다 특히 내가 피지컬 부분이 약하니 더 힘들다. 몸 키우려 시도도 해봤는데 순간 스피드가 안나오더라. 그래서 어떻게든 악착같이 따라다니는 수비로 내 컨셉트를 잡았다. 약해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강단있게 플레이하고 싶다.
-롤모델이 있다면?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많이 본다. 당연히 포인트가드 플레이를 주로 보는데 가장 많이 챙겨보는 선수는 크리스 폴(LA 클리퍼스)이다. 국내 선수 중에는 동근이형 플레이를 많이 본다.
-LG로 오게된 트레이드, 당시에는 눈물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모비스에 남았다면 계속해서 동근이형 백업에 그쳤을 것이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다. LG로 오게 돼 주전 기회를 잡았는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물론, 지금에 만족하지 않겠다.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싶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