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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하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니"..청춘의 '런온'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2-20 10:00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예 배우 이정하(24)는 '자라나는 새싹'이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막내 사관으로 등장한 이후 두 번째 TV드라마 작품이었다. 이정하는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런온'(박시현 극본, 이재훈 연출)의 주역으로 합류하며 신세경, 임시완과 호흡을 맞췄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로맨스 드라마 '런온' 속 이정하는 자신과 꼭 닮은 캐릭터 김우식을 연기하며 차근차근 성장했다.

'런온' 종영 후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정하는 "두 번? 드라마라서 그런지 긴장감과 부담감이 더 있었다. 전작보다 역할도 커졌고, 전작의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오디션을 본 뒤 9개월을 '런온'해왔다는 이정하는 "긴 시간을 촬영하는 동안, 끝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공허했고, 우식이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사랑했던 작품인 거 같다"고 했다.

이정하는 육상선수인 김우식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임시완이 먹는다던 식단 도시락까지 따라 구매했고, 평소에도 운동을 통해 체력을 쌓았다. 그는 "전 정말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사람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축구를 했었지만, 부상으로 끝까지 하지 못했다. 또 등산도 많이 가고 자전거도 많이 탄다. 저희 동네에서 한강까지 왕복 세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를 다녔다. 저도 그냥 '육상선수'라고 했을 때는 '달리는 게 뭐가 어렵겠냐'고 했다가 큰코를 다친 편이다. 실제로 선수 역할을 하는 배우들끼리 만나서 코치님께 배우러 갔는데, 육상은 너무 과학적이었고 전체운동이다 보니 어려웠다. 하나하나 신경을 쓰다 보면 어딘가 틀어져 있었다. 그래서 조깅을 할 때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 김우식과 이정하는 닮아 있었다. 이정하는 특히 '김우식을 사랑했다'고 할 정도로 역할에 깊게 빠져 있던 상황. 그는 "우식이는 저와 겹치는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극중에서는 힘든 상황 속에서 밝고 당차게 자라지 않았나. 저도 우식이와 상황은 다르지만 그런 적이 있어서 공감할 수 있었다"며 "축구를 다쳐서 그만뒀을 때, 그리고 어머니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많이 아프셨는데 집에 의지를 못하기도 했고, 연기로 대학을 못가게 되니 집에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마음이 저를 힘들게 했다. 혼자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자라와서 그런지 우식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게다가 극중 김우식은 선수촌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던 인물.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발하지 못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이정하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우식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것이었다. 처음에 우식이를 접했을 때는 그냥 안타깝고 불쌍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읽을수록 단단함과 '난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와 닿는 친구더라. 그래서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저 자신을 들여다보게 됐다. 힘들었던 순간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이런 삶을 살았구나'하면서 우식이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김우식을 연기한 이정하에게는 시청자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이정하는 가장 기억에 남은 반응을 묻는 질문에 "위로가 됐고 힘이 됐다는 말도 들었고, 실제 육상선수인 팬분이 '어떻게 해야 하지 모르겠고 힘든 상황에서 우식이를 보고 힘내서 육상대회에서 전국 2등을 했다'고 하더라. 제가 누군가에게 힘이 됐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원동력이자 발판이 생긴 거 같아서 그 말이 가장 와 닿았다"고 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특히 이정하도 '런온'으로 많이 달라졌다. 이정하는 "우리 드라마 대사 중에 '우리가 넘어지는 것은 일어나는 것을 배우기 위함'이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인생의 대사로 느껴졌다. 힘들 때 이 말을 새기면서 항상 힘낼 수 있는 힘을 받았다"며 "저의 마음가짐이라는 것도 많이 바뀌었다 고3 때는 연기에 호기심이 생겨서 도전했다면, 작품을 거듭할수록 내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런온'을 찍고 나서 주변의 시청자 분들이 김우식을 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고 힘을 낼 수 있다고 했는데, 저도 마찬가지로 위로가 됐고 힘이 돼서 위로를 줄 수 있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이정하가 이 같은 기을 닦아나간 데에는 주변 선배들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이정하는 "촬영장에서 만난 (임)시완 선배님이 칭찬을 해줬다. 시완 선배님이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서 한 마디 한 마디가 힘이 있으시다. 선배님이 칭찬할 때 '우식아 너 그거 좋았다. 방금'이러면 긴장이 사라지고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극중에서도 '선배님'을 금지당하는 신이 있는데, 실제로도 형이 '이제 선배님 금지'라고 하셔서 형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현장이 됐다"고 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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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신세경에 대해서도 "세경 선배님은 이제는 정말 따뜻한 분이시다. 시완 선배님도 그렇지만, 세경 선배님은 정말로 대선배다. 나무엑터스 회사 후배기도 해서 다가갈 수 없었다. 회사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세경 선배님과 '구해령'을 함께했고 아우라가 '대박'이라 제가 감히 말을 걸 수 있을까 싶었는데 먼저 와서 장난도 쳐주시니 너무 좋더라. 그때부터 친하게 지냈다. 장난도 치면서 잘 받아주셨고, '부담감이 있다면, 정하답게 하라'고 힘이 되는 말들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런온'을 통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만명이 늘어났다는 이정하는 이제 자라나는 '새싹'이다. 그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위인들의 일생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학도병 역할을 꼭 하고 싶다. 저도 학생이던 시절이 있었고, 나라에 헌신하지만 기억에서 잊혀지는 분들이 있는 거 같아서 그분들을 연기하며 20대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며 지켜주신 분들의 생애를 보여주고 싶다. 한국사 시간에 프린트를 외우면서 학도병들의 사건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많이 아팠다. 그래서 저는 그분들을 연기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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