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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원래 잘하는 선수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정규시즌 활약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합류해 경험까지 쌓았다.
최승용의 투구폼을 보면 장원준의 모습과 비슷하다.
최승용은 "따로 보면 비슷하지 않은 거 같은데 팬들이 영상을 보여주니 또 비슷한 거 같다"라며 "원래 투구폼이다. 다만, 장원준 선배님께서는 부드럽게 던지는 스타일인데 그 느낌은 내가 더 떨어지는 거 같다"고 했다.
올 시즌 2군에서 시간을 보냈던 장원준도 최승용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장원준 선배님께서 하체 쓰는 방법이나 경기에서의 팁 등을 말씀해주셨다. 또 이현승 선배님도 같은 왼손 투수로서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최승용의 첫 1군 콜업은 8월 26일 더블헤더 특별엔트리. 하루의 체험이었지만, 신인에게는 설슌 순간이었다.
최승용은 "원래는 9월 1일 확대엔트리 때 올라갈 수도 있으니 몸상태를 맞추라고 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매니저님께서 전화와서 특별엔트리로 하루 동안 올라간다고 하셨다. 하루라고 하지만, 첫 1군이라서 많이 긴장됐다"라며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최승용의 다음 기회는 예상보다 조금 빨리 왔다. 3일 뒤인 8월 29일 다시 1군에 올라왔고, 이후 꾸준히 1군 선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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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용은 "데뷔전 때 한유섬 선수한테 홈런을 맞았다. 앞에 1이닝을 막아서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삼성전에서 또 홈런을 허용했다. '이제는 진짜 내려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김태형 감독은 좀 더 기회를 줬다.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붙는 모습을 높게 샀다. 최승용은 "감독님께서 기용해주신 덕분에 더 성장한 거 같다"고 고마워했다.
선발로서 데뷔전도 치렀다. 10월 6일 한화 이글스전에 나온 그는 ⅔이닝 동안 홈런 한 방 포함 2실점(1자책)을 하면서 흔들렸다. 이후 한 차례 불펜 등판을 한 그는 10월 16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다시 선발 등판했고, 3이닝 3실점(2자책)으로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최승용은 "경기에 나오면서 긴장은 줄어들었지만, 선발로 할 때는 내 마음과 다르게 성적도 좋지 않고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포스트시즌도 또 하나의 경험이 됐다. 최승용은 "내 실력이나 성적이 가을야구에 나설 정도는 아닌 것을 알고 있다. 다만,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는데 잘하지 못해서 아쉬웠다"라며 "그래도 팬들의 응원에 긴장도 덜 했다"고 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KT 위즈에 패배해 준우승을 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면서 '미러클두'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최승용은 "고등학교 때 TV로 보면서 원래 잘했던 선수들이 잘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같이 있으니 선배님들의 집중력이 확실히 좋아지더라. 진짜 옆에서 보면서 '이럴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미러클이 됐다"고 감탄했다.
프로선수로서 맞이한 첫 겨울.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공을 던지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체인지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많이 들어서 연습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용은 "선발투수라는 꿈이 있으니 작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하도록 하겠다. 올해는 이닝을 더 늘리고 싶다. 보직과 상관없이 50~60이닝을 넘기는 투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