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위기의 T1, 이번에도 특유의 '도장깨기' 보여줄까?

기사입력 2025-09-16 11:00


위기의 T1, 이번에도 특유의 '도장깨기' 보여줄까?
T1 선수들이 14일 LCK아레나에서 열린 한화생명과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앞서 관중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LCK



글로벌 최고의 인기 e스포츠 구단인 T1이 5년만에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몰렸다.

T1은 역대로 플레이오프나 국제 대회 등 큰 무대에 유독 더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특유의 '도장깨기'를 하며 다시 그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남은 LCK 플레이오프의 최고 관전 포인트다.

T1은 지난 14일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0대3으로 완패했다. 게다가 공교롭게 전날 열린 2라운드에선 완승이 예상됐던 젠지가 KT에 2대3으로 재역전패 했지만, 정규시즌 성적에 따라 젠지가 상위 시드를 부여받아 패자조 3라운드로 가는 바람에 T1은 패자조 2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

T1은 17일 열리는 패자조 1라운드 디플러스 기아와 BNK 피어엑스의 승자와 18일 만나 패자조 3라운드 진출을 가리게 된다. 만약 이 경기에서 패하면 지난 2020년 이후 5년만에 롤드컵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롤드컵을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으로선 자존심까지 달린 문제라 할 수 있다.

T1은 최근 2연패를 포함해 역대 롤드컵에서 무려 5차례 정상에 오른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팀이다. 지난 2013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번이나 롤드컵에 출전했고, 모두 4강 이상에 드는 빼어난 성적으로 국내외에서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한 팀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종목사인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 각종 국제 대회 주최사들이 가장 '모시고' 싶어하는 팀도 단연 T1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역대 10번째 롤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T1은 정규리그 3~5라운드에서 3경기 모두 완승을 거뒀던 한화생명을 상대로 14일 경기에서 별다른 위협조차 주지 못하며 완패를 당할 정도로 전반적인 경기력이 떨어져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열린 플레이오프 1라운드 디플러스전에서도 고전을 하다 겨우 3대2로 승리, 이미 위기감을 보여준 바 있다.

패자조 2라운드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3라운드에는 더 큰 산이라 할 수 있는 젠지가 버티고 있다. 젠지는 LCK 정규리그에서 29승1패, 97%의 압도적인 승률로 기세가 등등했지만 KT에 일격을 맞으며 패자조로 떨어진 상황이다. 젠지는 국제대회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고, 플레이오프에도 오르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롤드컵 티켓을 따냈지만, 만약 패자조 3라운드에서 패할 경우 LCK에서 가장 낮은 4번 시드로 나서게 된다. 따라서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기에, T1으로선 '사면초가'인 셈이다. 올해 롤드컵에선 LCK 4번 시드와 LPL(중국) 4번 시드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거쳐 승리팀이 스위스 스테이지(16강)에 오르게 되는데, 하필 중국에서 대회가 열리고 당연히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버텨가며 싸워야 하기에 이 역시 또 다른 난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T1은 정규리그 순위와 관계없이 플레이오프에서 큰 힘을 발휘해 왔다. 지난 2023년 서머 시즌에는 정규리그 5위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 1~3라운드에서 상위 순위였던 팀을 모두 꺾으며 결승에 오른 바 있다. 비록 LCK 우승은 놓쳤지만 그해 롤드컵을 제패했다. 지난해 서머 시즌에서도 역시 정규리그 4위에 그쳤고, 플레이오프에서도 3위에 머물렀지만, 지역 대표 선발전까지 거쳐서 기어이 4번 시드를 따냈고 또 다시 우승까지 내달으며 '역시 T1'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어쨌든 3년 연속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우선 패자조 2라운드를 이겨내야 한다.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T1의 엄청난 뒷심이 발휘될 수 있을지, 아니면 지난 2020년 이후 5년만에 롤드컵에 나서지 못할지, 18일 패자조 2라운드 승부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