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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만족하고 내일부터 다시 달리겠다" 도쿄서 역사 쓴 우상혁, 파리서 지핀 '도전의 불꽃'은 여전하다

최종수정 2025-09-17 16:02

"오늘만 만족하고 내일부터 다시 달리겠다" 도쿄서 역사 쓴 우상혁, 파리…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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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늘의 성과는 오늘까지만 만족하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달리겠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은 이내 다시 평점심을 찾았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침이 되면 운동화 끈을 조여맬 생각이다. 그 앞에 넘어야 할 수많은 도전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상혁이 또 한 번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우상혁은 1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넘어 2위에 올랐다. 2022년 유진 대회에서 2m35를 넘고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건 우상혁은 3년 뒤 도쿄 대회에서 은빛 메달을 수확했다. 우상혁은 한국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을 2개 이상 따낸 선수로 기록됐다. 우상혁 외에는 2011년 대구 대회에서 남자 20㎞ 경보에서 김현섭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13명이 출전한 결선에서 우상혁은 2m20과 2m24를 1차 시기에 넘었다. 2m28과 2m31은 2차 시기에 성공했다. 메달의 분기점이었던 2m34. 우상혁은 1, 2차 시기에서 실패했다. 마지막 3차 시기. "할 수 있다. 상혁아"를 외치며 도약한 우상혁은 바를 넘었다.

2024년 파리올림픽 챔피언이자 우상혁의 '절친'인 해머시 커(뉴질랜드) 역시 3차 시기에서 2m34를 뛰어오르며, 2파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우상혁은 개인 최고 기록인 2m36에 도전했다. 하지만 1차 시기는 실패였다. 반면 커는 1차 시기에서 바를 넘었다. 우상혁은 '필생의 목표'인 2m38로 올려 승부수를 던졌다. 아쉽게도 2, 3차 시기에서 모두 바를 건드리며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커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체코의 얀 스테펠라가 2m31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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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성과지만, 그 어느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았기에 살짝 아쉬운 결과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아쉽게 7위에 머물며 메달 도전에 실패한 우상혁은 곧바로 2025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3월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5월 구미 아시아선수권, 9월 도쿄 세계선수권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우상혁은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구미 아시아선수권 포함, 이번 도쿄 대회에 앞서 출전한 7개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커와의 맞대결에서도 4전승을 거두며 심리적 우위에 있었다.


한국 육상 첫 실외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8월 독일 하일브론 국제 높이뛰기 대회 출전을 앞두고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낀 우상혁은 병원 검진 결과 종아리 근막 손상 진단을 받았다. 치료에 전념하며, '세계선수권 금메달 플랜'에 차질이 왔다. 예선부터 불안했다. 첫 점프였던 2m16을 넘지 못하기도 했다. 불굴의 의지로 변수를 넘었지만, 딱 한 발이 모자랐다. 우상혁도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제 우상혁의 시선은 내년 열리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우상혁은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레전드'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에 밀려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은메달만 2개를 수확했다. 바르심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만큼, 우상혁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을 잘 넘긴다면, 2027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 이어 2028년 LA올림픽까지 도전하는 '황금 로드'가 펼쳐진다. 우상혁은 파리에서 눈물을 흘린 후 "자극이 되는 시합이 있고, 희망을 얻는 시합이 있다. 도쿄에서는 다음 파리올림픽의 희망을 봤고, 파리에서는 다음 올림픽을 위한 불꽃을 올릴 수 있는 시합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우상혁의 마음 속에 지펴진 불꽃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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