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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가 가득한 천진난만한 미소, 귓가를 즐겁게 하는 우스갯소리…. 그의 주변에는 늘 웃음꽃이 핀다.
의식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위독한 상태라는 것이 볼턴 구단의 설명이다. 이청용도 충격에 빠졌다. 무암바는 2008년, 이청용은 2009년 볼턴에 둥지를 틀었다. 해외 무대에 적응하는데 살가운 무암바는 큰 힘이 됐다.
이청용도 무암바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2년 전이었다. 2010년 3월 14일 무암바가 위건전에서 볼턴 입단 후 첫 골을 터트렸다. 도우미는 이청용이었다. 미드필더 오른쪽에서 볼을 찔러줬고, 무암바는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무암바는 뛸 듯 기뻐하며 '광란의 세리머니'를 했다. 볼턴은 4대0으로 위건을 대파했다.
무암바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다. 아버지가 1994년 정세가 불안한 조국에서 탈출, 영국 망명을 신청했다. 1999년 망명이 받아들여지면서 무암바도 영국으로 날아왔다. 11세 때였다. 런던에 정착한 그는 아스널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튀었다. 2005년 아스널과 프로 계약을 한 그는 버밍엄시티를 거쳐 볼턴과 인연을 맺웠다. 잉글랜드 16세, 18세, 18세, 19세, 21세 이하 청소년대표로도 활약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무암바는 볼턴 중원의 살림꾼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그는 때로는 거친 태클로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팀에서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동료로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그라운드에서의 투지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장마비는 그라운드의 암적인 존재다. 축구 선수는 평균 8~13km를 소화한다. 90분 동안 전속력으로 달렸다가 멈추는 운동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과 헤딩, 슬라이딩까지 한다. 심장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특히 미드필더의 활동량이 가장 많다. 2003년 프랑스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전에서 카메룬의 미드필더 비비앙 푀가 준결승 도중 돌연사해 팬들을 슬프게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심전도 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2004년에는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뛰던 헝가리 출신 공격수 페헤르가 리그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2007년에도 스페인 세비야의 유망주 푸에르타가 헤타페와의 개막전 전반 35분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사흘동안 중환자실에 있었지만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신영록이 그라운드에서 의식을 잃은 후 46일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이날 22명의 유니폼은 동색이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선수들은 현실이 아니길 바랐다. 관중석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의 한 여성팬은 울음을 터트렸다. "무암바"를 연호했지만 그는 일어나지 못했다. 들것에 실려나갔다. 우울한 하루였다. 웨인 루니(맨유), 판 더 바르트(토트넘) 등 전세계 축구 선수들도 온라인을 통해 무암바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