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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유로2012가 스페인의 2연패로 끝났다.
한국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다. 월드컵, 아시안컵과 같은 메이저대회를 기점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 코칭스태프, 선수구성, 전술까지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꾸려진다. 전임 감독 색채지우기라는 정치적 요인이 너무 많이 작용한다. 최근만 살펴봐도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감독까지 완전히 다른 대표팀이 구성됐다.
스페인의 성공사례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아름다운 축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행정은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스페인은 하나의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발전해왔다. 메이저대회 3연패는 이러한 스페인축구계의 노력의 산물이다. 2004년 부임한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중심으로 팀의 기틀을 완성한 후 유로2008 우승을 이끌었다. 후임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아라고네스 감독이 만든 팀을 해체하지 않고, 유지, 보수에 전념을 다했다. 델보스케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음에도, 바르셀로나식 축구가 올바른 방향이라며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최악의 유로2012를 보냈다. 집안단속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는 3전전패로 쓸쓸히 짐을 쌌다.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사위인 미드필더 마르크 판보멀의 주전 기용을 두고 질타를 받았고, 이로 인해 팀내 기강이 흔들렸다. 클라스 얀 휜텔라르와 라파얼 판데르파르트는 자신이 뛰어야 한다며 감독을 압박했다. 네덜란드는 지오반니 판브롱크호르스트가 은퇴하고, 프랑크 데부르 수석코치가 아약스로 떠나며 팀구심점을 잃어버렸다. 모래알처럼 흩어져버린 네덜란드의 선수들은 조직력 대신 개인 플레이를 앞세웠다.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프랑스도 8강에 머물렀다. 시한폭탄들로 가득했던 프랑스 선수단은 결국 본선에서 사고를 쳤다.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후 사미르 나스리와 알루 디아라가 말다툼을 벌였고, 선수들의 분란을 막으려던 로랑 블랑 감독에게 하템 벤 아르파가 대드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스페인과의 8강전 후에는 나스리가 프랑스 기자와 말다툼 후 욕설을 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서 팀내분으로 내홍을 겪었던 프랑스는 다시 한번 갈등으로 무너졌다.
물론 한국축구에서 내부갈등이 표출된 적은 없다. 한국은 위계질서와 단합을 강조한다. 감독의 명령에도 절대적이다. 그러나 조금씩 변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은 점점 더 개인주의 성향으로 흐르고 있고, 국내파와 해외파의 보이지 않는 간극도 있다. 잠재적 내부갈등은 한국축구를 흔들 수 있는 불안요소다.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