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의 2013년 '불면증·휴가 반납'과 함께 시작된다

최종수정 2012-12-31 11:35


쉬는 날에도 어김없이 출근을 서두른다. 행선지는 딱 한 곳. 인천 구단 사무실이다.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은 달콤한 휴가를 즐기고 있지만 그의 시즌은 여전히 끝날 줄 모른다. 구단 직원들이 "감독님이 쉬시지도 않고 매일 사무실에 나오신다"며 걱정한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김봉길 인천 감독의 12월 일상이다.

밖에서 보면 김 감독의 2012년은 성공작으로 평가 받을만하다. 허정무 전 감독의 사퇴 이후 4월부터 감독 대행으로 팀을 맡았다. 6월 23일 첫 승을 올리기까지 고난의 연속이었다. 9경기동안 승리가 없었다. 사퇴까지 고려했다. 그를 믿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을 보며 다시 중심을 잡았다. 이후 인천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19경기(상주전 기권승 포함 12승7무)동안 패배를 몰랐다. 팀 역사상 최다 연속 경기 무패기록을 세운 것이 2012년, 김 감독이 남긴 역사다.

시즌 중 감독대행에서 '대행'의 꼬리표는 뗐다. 반면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마음대로 잘 수가 없다." 솔직한 마음이다.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상상을 초월한다.

시즌 중 무패행진의 중압감에 불면증에 시달렸던 것이 시즌이 끝나도 이어지고 있다. 머릿 속에 가득찬 내년 시즌 구상 때문이다. 그래서 잠이 더 오지 않는단다. 김 감독은 "나는 쉴수가 없다. 팀 리빌딩 작업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한 겨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코칭스태프를 소집해 회의를 강행했다. 27일에는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다시 코칭스태프를 소집했다. 선수 구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뚜렷한 해답은 없어도 "최대한 선수 이탈을 막자"며 코칭스태프 회의를 마쳤다. K-리그 팀들의 주요 타킷이 되고 있는 정인환을 염두에 둔 얘기다.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이 기업구단과의 '쩐의 전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그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힘든 건 알고 있지만 정인환을 잡는데 주력하고 싶다. 이밖에 다른 선수들도 2013년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했다.

내년 시즌 그룹 A 진입을 위해 두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먼저 공격수 영입이다. 김 감독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선수와 국내 공격수를 영입하려고 한다"고 했다. 반면 김남일 정 혁 문상윤 손대호 구본상 등이 버티는 미드필드와 K-리그 최소실점(40골)을 기록한 수비진에 대한 믿음은 두터웠다.

올시즌 인천을 버티게 한 힘은 '조직력'이었다. 두 번째 키워드다. 내년 시즌도 유효하다. 그는 "인천은 개인이 빛나는 팀이 아니다. 우리의 무서움은 조직력에서 나온다. 괌 전지훈련에서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서 2013년에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어둠의 반대편에서는 희망도 샘솟고 있다. 프로구단 사상 최초로 임금이 체불되고, 무관중 경기를 펼치며 겪었던 올해의 시련들이 '경험'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올 것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012년에 겪었던 힘든 경험들이 개인이나 팀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희망을 전했다. 김 감독에게 불면의 밤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 있어 2013년이 더 기다려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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