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독이라면 어떤 철학을 가지고 팀을 이끌겠냐'는 질문에 안정환(38) MBC축구해설위원은 이렇게 얘기했다. "'가족'입니다." 안 위원은 "시대가 바뀌어서 선수들의 성향과 색깔이 두드러지는데 하나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 감독이 된다면 가족같이 하나가 되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히 말했다. 김남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의 교육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메모하던 이운재 리우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끈끈함"이라고 말한 뒤 "감독-코치-선수가 운동장 안팎에서 끈끈하게 뭉쳐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부터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A급 강습회 2주차 교육을 개최하고 있다. 수강생은 총 23명이다. A급 교육은 7개월간 이어진다. 1차 교육은 2주간 열리고, 6개월간의 보수시간이 주어진 뒤 또 다시 2주간의 교육으로 자격증이 주어진다. 1999년부터 일부 통폐합된 AFC 지도자 강습 코스는 총 4단계로 나뉜다. 12세 이하 초등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C급(12세 이하), 중고등생을 지도할 수 있는 B급(18세 이하), 대학부터 실업, 프로,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A급(18세 초과), 지도자 최고 레벨인 P급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도 한국에는 별도로 8세 이하 유소년들을 지도할 수 있는 D급도 개설돼 있다.
이번 교육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멤버인 안정환과 이운재가 수강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B급 지도자 자격증을 획득한 이후 성적 우수자로 강사 추천을 통해 1년 만에 A급 지도자 교육을 받게 됐다. 올해 8월에는 브라질월드컵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알샤밥)이 C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이 코치는 골키퍼 지도자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데다 C급을 거쳐 B급과 A급까지 지도자 교육을 받으면서 '학구파'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도자에 대한 실전 경험도 제대로 쌓았다. 이 코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군 코칭스태프의 일원이었다. 이 코치는 "배움에는 끝이 없다. 모든 것이 끝까지 배워야 된다"면서 "골키퍼로서 필드 쪽과 연계해 한국축구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꿈을 꾸고 있냐'는 질문에는 "감독에 대한 목표보다는 내가 받아야 할 교육이 중요하다. 이 교육은 꿈을 풀어나가기 위해 해야 할 과정이다. 이 과정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며 몸을 낮췄다.
이 코치는 선수 시절과 지도자에 대한 차이점도 언급했다. "선수 때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선수 시절에는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다. 이제는 운동장 밖에서 지켜보는 입장인데 내가 아는 축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선수 때의 기억을 빨리 잊어라"라고 말한 황선홍 포항 감독의 조언에 대해서는 "이미 내 몸이 잊은 것 같다. 빨리 반응한 것 같다"고 농을 던진 뒤 "좋은 기억은 살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잘 접목시킨다면 한국축구가 한 단계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정환은 "지도자의 꿈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소년 지도에 대한 생각이 크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선수 때는 나만 잘 준비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팀을 이끌어가는 방법을 밖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어렵다"며 혀를 내둘었다. 또 "나는 지도자 한 명만 롤모델로 두지 않는다. 여러 감독님들의 철학을 배워 복합적으로 적용시키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