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청천벽력' 구자철 아웃, 키는 남태희가 쥔다

기사입력 2015-01-19 05:01


선코프스타디움 (Suncorp Stadium), 브리즈번/ AFC 2015 호주 아시안컵/ 호주 vs 한국/ 한국 구자철 / 사진 이연수

청천벽력이다.

이청용(27·볼턴)에 이어 구자철(26·마인츠)도 낙마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접는다.

구자철은 18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에서 8강 무대인 멜버른으로 이동하기 앞서 병원을 찾았다. 17일 호주전에서 후반 초반 오른팔꿈치 부상에 대한 정밀 진단을 받기 위해서였다. X-레이 촬영 결과, 골절은 아니었다. 그러나 자기공명촬영(MRI)을 하자 팔꿈치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드러났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가슴이 아팠다. 구자철을 소속팀이 있는 독일로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구자철이 부상을 한 상황은 다급해 보였다. 후반 5분 호주의 매튜 스피라노비치와의 공중볼 싸움 도중 내려오면서 손을 잘못 짚었다.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의무진이 다급한 상황을 인지하고 뛰어갔다. 들것에 실려나오는 구자철은 안전요원들에게 짜증을 부릴 정도로 민감한 모습이었다.

이제 막 몸 상태를 100%로 만든 상태였다. 그래서 더 아쉽다. 10일 오만전 이후 감기 몸살이 찾아왔다. 손흥민(23·레버쿠젠)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과 함께 고열과 설사에 시달렸다. 13일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에게 출전이 힘들다는 뜻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특별 관리 대상이었다. 감기 몸살 중에는 훈련에서 열외됐다.

지난 14일 브리즈번 입성 이후 페리파크에서 진행된 호주전 첫 공식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다. 가벼운 조깅으로 워밍업만 하려고 했지만, 갑작스레 비가 내리면서 동료들보다 먼저 호텔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 덕분에 푹 쉬었다. 그러자 몸 상태가 빠르게 올라왔다. 그러나 얼굴은 반쪽이 된 모습이었다. 핼쑥했다. 구자철은 15일 호주 퀸즐랜드 스포츠&애슬레틱 센터에서 진행된 훈련부터 참가해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호주전에 투입됐다. 이날 구자철은 힘과 제공권이 좋은 호주를 기술로 압도했다. 포어 체킹(전방 압박)도 수준급이었다. 호주의 볼 줄기를 계속해서 차단하면서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 위험 지역에서도 개인기로 파울을 얻어내며 상대를 위협했다. 하지만 공수에서 슈틸리케호에 도움을 줬던 구자철의 영리함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8강까지 나흘이 남았다. 구자철의 빈 자리는 '남메시' 남태희(24·레퀴야)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남태희는 13일 쿠웨이트전에서 전반 36분 헤딩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남태희는 하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어린 시절 외국 생활을 할 때부터 늘 함께하며 뒷바라지해 온 아버지를 향한 선물이었다. 생애 첫 헤딩골이기도 했다. 남태희는 "태어나서 처음 헤딩골을 기록했다. '헤딩골을 한 번 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쁘다"며 웃었다. 당시 주 포지션인 섀도 스트라이커를 소화하지 못했다. 오른쪽 측면에 섰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에게 멀티 능력을 주문했다. 남태희는 "감독님이 오른쪽에만 머물지 말고 가운데서 플레이하면서 많이 움직이고 마무리까지 지으라고 했다. 그런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있었다. 잦은 패스 미스와 수비 가담이 늦어 위험한 역습 상황을 자주 초래했다.


남태희는 22일 호주 멜버른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에서 주 포지션에 복귀할 전망이다. 섀도 스트라이커다. 공격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즈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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