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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한-일전이 열리는 경기장의 양쪽 골대 뒤에는 각각 붉은 물결과 파란 물결이 출렁거린다. 한국의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붉은색으로, 일본의 '울트라닛폰'은 파란색으로 경기장을 수 놓는다. 골대 뒤 관중석에서 펼쳐지는 양국 서포터스의 응원전도 한-일전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K리그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홈팀 서포터스가 N석(본부석 기준 왼쪽)에 자리해 응원전을 펼친다. 원정 서포터스는 반대편 골대 뒤에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왜 서포터스는 골대 뒤 관중석에서 응원을 펼치는 것일까.
'입장권 차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축구장에서 골대 뒤편은 경기를 관전하기에 가장 불편한 위치다. 골대를 비롯해 장애물들이 시야를 가린다. 때문에 골대 뒤편은 보통 3등석으로 분류돼 입장권 가격이 싸다. 서포터스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질 당시 '축구 종가' 영국의 축구팬 대다수가 노동자층이었다. 비싼 돈을 주고 입장권을 살 형편이 못됐다. 자연스럽게 노동자층 축구팬들은 가격이 싼 관중석으로 집결하게 됐다. 이들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경기 내내 일어서서 응원을 했고, 현재의 서포터스 문화로 진화했다. 자연스럽게 골대 뒤편 관중석이 서포터스석으로 자리잡게 됐다. 골대 뒤편이라고 해서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45분간 골키퍼의 시선으로 홈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나머지 45분 동안은 홈팀 선수들과 얼굴을 마주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