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현(28·울산)이 윤정환 감독에게 K리그 데뷔전 승리를 선사했다. 양동현은 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1골-1도움으로 팀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두 골 모두 작품이었다. 전반 19분 제파로프가 FC서울 진영 왼쪽 측면에서 아크 왼쪽으로 파고들다 과감하게 시도한 오른발슛이 수비벽에 맞고 따르따에게 흘러갔다. 따르따가 무인지경에서 왼발로 침착하게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 정면에서 정확하게 방향을 바꾸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침착함은 두 번째 골에서도 빛났다. 전반 36분 제파로프가 윤일록의 패스를 끊어 만든 찬스에서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공간을 만들었고, 수비수 2명을 앞에 둔 상황에서 문전 쇄도하던 제파로프에게 침착하게 오른발 패스를 연결해 추가골을 만들었다.
양동현에겐 늘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K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다. 2011년 부산, 2013년 경찰청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군 제대 후 복귀한 부산에선 좀처럼 빛을 발하지 못했다. 2014년 울산으로 이적하며 반전을 모색했으나, 김신욱이라는 거대한 산에 가렸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김신욱이 부상하며 시즌 아웃되며 기회가 찾아왔다. 양동현은 2014년 16경기서 5골-2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팀 부진과 맞물려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 직후 들어선 윤정환 체제는 양동현에게 '마지막 기회'였다. 겨우내 이를 물며 개막전을 준비했다. 윤 감독은 김신욱을 벤치에 앉힌 채 양동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양동현은 100점짜리 활약으로 믿음에 보답했다.
제파로프(33·우즈베키스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양동현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성남에서 가시밭길을 걸으며 '한물 갔다'는 평을 받았지만, FC서울전에서 맹활약하며 우려를 기우로 바꿔 놓았다.
양동현-제파로프의 맹활약에 힘입어 윤 감독은 K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안았다. J리그 사간도스를 약체서 강호로 변모시킨 힘을 울산에서도 발휘하며 박수를 받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 중인 FC서울은 다소 무거운 몸놀림 속에 그동안 이어온 '개막전 무승'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