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최악의 원정으로 꼽히는 호주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수원이 18일 호주 골드코스트의 로비나 경기장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브리즈번 로어(호주)와 3대3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외국인 공격수 3명을 제외한 '토종 군단'으로 브리즈번전에 나섰다. 정대세가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됐고, 염기훈 이상호 서정진이 2선을 채웠다. 슈틸리케호에 승선하게 된 김은선과 조지훈이 중원을 지켰고, 홍 철 민상기 조성진 오범석이 포백 수비를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노동건이 꼈다.
수원은 전반에 브리즈번에게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브리즈번의 짧고 정확한 패싱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수원은 전반 12분 일찌감치 선제골을 허용했다. 상대 공격수 보렐로의 침투를 놓치며 왼발 슈팅을 내줬고 골문을 열어줬다. 전반 21분에는 보렐로의 패스를 받은 크루트에게 한 골을 더 헌납했다. 수원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패스는 상대 수비에게 차단당했다. 완패가 예상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히어로'가 등장했다. 서정진이 단 한방의 슈팅으로 순식간에 흐름을 바꿔 놓았다. 서정진은 전반 39분 정대세의 스루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돌파했고,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브리즈번의 골망을 흔들었다. 1-2로 뒤진채 맞이한 후반, 서정진이 또 한 번 비상했다. 서정진은 후반 4분, 상대 수비진을 초토화시킨 뒤 동점골을 뽑아냈다. 마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보는듯, 환상적인 드리블로 수비수 3명을 제친 뒤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올린 수원은 후반 26분 정대세의 역전골까지 더해 역전승을 눈앞에 뒀다. 산토스의 패스, 염기훈의 크로스, 정대세의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진 완벽한 득점이었다.
그러나 호주 원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 35분 브리즈번에 두 번째 골을 선물한 크루트에게 통한의 중거리포를 허용하며 3대3으로 아쉽게 승리를 놓쳤다. 이로써 수원과 브리즈번은 나란히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