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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0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당시 나이는 스물 일곱이었다. 늦깎이 A대표로 발탁됐지만, 그래도 고참 선수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고참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어느덧 자신이 최고참 반열에 오르게 됐다. 중앙 수비수 곽태휘(34·알 힐랄) 얘기다.
곽태휘는 최고참이 된다는게 슬프지 않다. 나이가 들면 경기력 저하로 대표팀에 뽑혀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만 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인정받고 있는 수비수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서 잘 드러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곽태휘의 부상 회복을 묵묵히 기다려줬다. 그리고 팀이 풍파에 흔들릴 때 '히든카드' 곽태휘 카드를 꺼내들었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부터 중용했다. 곽태휘는 출중한 신체조건을 살려 호주 선수들과의 몸 싸움, 제공권,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는 든든함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수비가 안정되자 공격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
사실 여기서 태극마크와의 인연은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그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곽태휘의 리더십을 좋아한다. 말수가 적지만, 그라운드 위에선 젊은 선수들을 잘 지휘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주문한 것을 이행하려고 노력한다. '캡틴' 기성용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리더십을 조율한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을 바라는 최고참 곽태휘의 슈틸리케호 생존법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