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감을 넘어선 '극찬'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김보경(26·위건)을 향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찬사였다.
슈틸리케호 데뷔전에서 김보경은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김보경은 지난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 펼쳐진 우즈벡과의 평가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이날 경기서 김보경의 임무는 한국영(25·카타르SC)과 호흡을 맞춘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지난달 위건 이적 후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김보경의 활약상을 감안한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 무대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벨기에전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단 태극마크가 무거울 만했다. 전반 초반 김보경은 다소 적응이 덜 된듯 어색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18분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뛰어난 돌파 능력을 과시하며 결국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어냄과 동시에 상대 수비수 경고까지 유도했다. 전반 20분엔 공격이 차단된 상황에서 역습을 시도하는 상대 선수에 몸싸움으로 맞서 위기 상황을 막았다. 전반 24분엔 센터서클 부근에서 과감한 태클로 볼을 빼앗은 뒤 역습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종횡무진 했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아크 왼쪽에서 왼발 크로스로 문전 정면에 서 있던 구자철(26·마인츠)에게 헤딩슛 찬스를 열어줬다. 후반전 활약엔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보경은 정말 좋은 기술을 바탕에 깔고 있다. 오늘 내가 기용한 포지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김보경의 역할이 상당히 좋았다." 김보경도 경기 후 "개인적 준비 많이 했는데 미팅 때 감독님이 얘기를 많이 해줘서 편하게 뛸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보경은 우즈벡전에서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종횡무진 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특히 수비 시 과감한 몸싸움과 태클로 상대의 맥을 끊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패스 미스를 연발하며 조직력을 갖추는데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대표 소집 후 시간이 흐른 뒤 치러지는 31일 뉴질랜드전 활약도가 중요한 이유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었던 경험이 충분히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보경은 "호주아시안컵부터 대표팀 경기를 봤는데 많은 움직임을 요구하시는것 같았다. 공격적인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뉴질랜드 준비 잘해서 경기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서는 김보경이 '슈틸리케호 주전 경쟁 합류 굳히기'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