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를 열렸다. FC서울이 전남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인사를 나누고 있는 차두리와 박주영.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5.16
차두리(35·서울)는 올해가 현역 인생의 종착역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그는 27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16강 2차전을 끝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작별했다. 1차전에서 1대3으로 패한 서울은 2차전에서도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2전 전패를 기록, 8강 진출이 좌절됐다.
2013년 K리그에 둥지를 튼 차두리는 ACL 무대와 각별했다. 그 해 K리그가 개막된 후 서울에 입단한 그는 선수 등록이 안돼 8강전부터 ACL에 출전했다. '원정팀의 무덤'인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에스테그랄과의 4강 2차전에서 빛을 발했다. 1-2로 뒤지던 후반 33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2분 뒤 키커로 나선 김진규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2대2로 비겼다.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서울은 1, 2차전 합계 4대2로 승리, 결승에 올랐다. 비록 우승컵을 들지 못했지만 차두리는 주연 중의 주연이었다.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결승 2차전 후 흘린 눈물은 여전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지난해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4강에 오르는 데도 공이 컸다.
올 시즌 차두리의 ACL 여정은 16강으로 끝이 났다. 5월 새롭게 캡틴에 선임된 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3대2 승)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16강전이 ACL 고별 무대였다.
최용수 감독은 8강 진출 실패 원인을 스트라이커 부재로 꼽았다. "2013년 이후 데얀 등 주축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본인들의 꿈도 있었고, 잡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무엇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지는 다들 잘 알겠지만, 승부처에서 마무리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특히 ACL에서는 그런 선수의 부재를 더욱 느낀다." 결국 '돈' 때문에 모두를 떠나 보냈다. 서울은 지난해 데얀과 하대성이 이적한 데 이어 올해에는 에스쿠데로와 김주영을 중국 시장으로 보냈다. 대체 선수로 하파엘과 에벨톤을 영입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차두리에게 이제 마지막 남은 무대는 K리그와 FA컵 뿐이다. ACL 탈락으로 주장 완장은 더 무거워졌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탈출구를 마련해야 한다. 서울은 31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를 치른다. ACL 원정경기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서울은 승점 15점으로 8위에 포진해 있다. 3위 제주(승점 18)와의 승점 차는 불과 3점이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된다.
반전 카드가 절실하다. 차두리는 물론 서울에 위로가 필요하다. 키는 박주영이 쥐고 있다. 그는 16일 안방에서 벌어진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K리그 복귀 후 첫 필드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시즌이 개막된 후인 3월 11일 친정팀인 서울에 다시 둥지를 튼 박주영은 ACL 등록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6강이 끝난 후에야 재등록을 할 수 있었다. 그의 ACL 출전 꿈은 허공으로 날아갔지만 역할은 더 커졌다. 박주영이 해결사 몫을 해줘야 한다.
여전히 100%는 아니지만 감을 찾아가고 있다. 데이터에서도 입증됐다. 첫 필드골을 터트린 결정적인 차이는 활동영역의 변화였다. 박주영은 전남전에서 전체 활동영역 중 페널티박스 안에서 13%의 비중을 기록했다. 지난달 4일 K리그 복귀전이었던 제주전(0%), 12일 인천전(7%), 15일 대전전(3%)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공중볼 경합 승률(60%)도 높았다.
박주영은 보름간의 쉼표가 있었다. 서울은 내년 시즌 ACL 출전을 위해 다시 달려야 한다. 울산전이 새로운 출발선이다. 박주영을 향한 기대감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