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엔 돈으로 승부를 산 정황이 포착됐다.
5일(한국시각)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들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티에리 앙리(프랑스)의 핸드볼 반칙으로 본선 진출이 좌절된 아일랜드에 500만유로(약 63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존 델라니 아일랜드축구협회(FAI) 회장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FIFA가 '핸드볼 반칙'을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가지 않기 위해 아일랜드에 보상용으로 거액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19일,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프랑스의 앙리는 0-1로 뒤지던 연장 13분 날아오는 공을 왼손으로 트래핑한 뒤 골문 바로 앞에 있던 윌리엄 갈라스에게 패스해 동점골을 도왔다. 심판은 이를 골로 인정했다. 아일랜드 선수들이 현장에서 거세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당시 아일랜드는 어이없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며 추가 출전을 인정해달라고 FIFA에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FIFA도 인정했다. 무엇보다 수년 간 FIFA나 아일랜드축구협회(FAI) 모두 확인되지 않았지만, 제프 블라터 회장이 사임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드러났다.
이번 일은 비리집단으로 낙인찍힌 FIFA의 투명성 부족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주 FIFA 부회장을 사임한 북아일랜드의 짐 보이스는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