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수원)의 왼발은 역시 '마법사'다웠다. 두드려도 좀처럼 열리지 않던 아랍에미리트(UAE) 골문이 활짝 열렸다.
슈틸리케호가 11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샤알람 경기장에서 벌어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 전반을 전반 44분 염기훈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마쳤다.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슈틸리케 감독은 원톱에 이용재(나가사키)를 두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염기훈(수원)과 손흥민(레버쿠젠)을 기용했다. 섀도 스트라이커에 이재성(전북)을 배치한 슈틸리케 감독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정우영(빗셀 고베)과 한국영(카타르SC)를 중용했다.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던 한국은 강력한 압박과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UAE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 5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올린 염기훈의 크로스를 이용재가 헤딩한 것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됐다. 1분 뒤 이용재는 또 다시 득점찬스를 맞았다. 침투패스 때 빠르게 문전 쇄도했지만, 두 명의 상대 수비수 태클에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골 결정력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좋은 득점찬스에도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전반 22분 이재성의 상대 뒷 공간을 파고드는 패스를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염기훈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5분 뒤에는 장현수의 롱패스를 상대 골키퍼의 이재성이 넘어지면서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가 태클로 걷어냈다.
한국의 파상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UAE를 밀어붙이던 한국은 전반 30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중원에서 상대 볼을 차단한 정우영이 이용재에게 패스했다. 이용재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유효슈팅에 비해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함이 이어졌다. 전반 32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날린 염기훈의 프리킥을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38분에는 오른쪽 측면으로 오버래핑한 정동호의 크로스를 이용재가 골문으로 차넣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리는 법. 전반 44분 염기훈의 왼발이 빛났다. 아크 서클에서 얻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벽을 살짝 넘겨 골문 왼쪽 구석으로 꽂아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