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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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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박현일(22·압록강)의 원맨쇼를 앞세워 일본에 역전승 했다.
북한은 2일(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가진 일본과의 2015년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2대1로 역전승 했다. 당초 열세가 점쳐졌던 북한은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진 일본을 몰아붙인 끝에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으면서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과시했다. 전원 J리거로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은 최약체로 지목됐던 북한에 덜미를 잡히면서 2013년 우승에 이은 대회 2연패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초반만 해도 일본의 일방적인 페이스처럼 보였다. 킥오프와 동시에 공격을 전개하던 일본은 빠른 발을 앞세워 3분 만에 첫 골을 얻었다. 오른쪽 측면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던 엔도 와타루가 문전 오른쪽으로 낮게 올린 오른발 크로스가 문전 쇄도하던 무토 유키의 왼발에 걸리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기세를 올린 일본은 강한 압박을 앞세워 수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초반 실점 후 북한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다득점 양상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 북한이 안정을 찾기 시작한 뒤 볼 점유시간을 늘리면서 점차 승부는 대등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후반 초반에도 주도권은 일본이 잡았다. 나가이 겐스케와 가와마타 겐고, 우사미 다카시, 시바사키 가쿠가 잇달아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일본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선방까지 겹치기 시작하며 좀처럼 점수차를 벌리지 못했다. 후반 중반부터는 우한의 높은 기온과 습도 탓에 체력까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은 수비에 집중하며 카운터로 찬스를 만들기 위해 애썼으나,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 그칠 뿐이었다.
결국 북한이 균형을 맞췄다. 후반 32분 심현진이 센터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박현일이 아크 왼쪽에서 헤딩으로 방향을 바꿨고, 문전 오른쪽에서 바운드 된 볼을 리혁철이 그대로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완전히 기세를 탄 북한은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43분 강국철이 왼쪽 측면에서 높게 띄운 크로스를 문전 정면에 서 있던 박현일이 수비 경합을 이겨내며 침착하게 머리로 밀어넣었다. 북한 선수들과 벤치 모두 서로 얼싸 안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은 실점 뒤 뒤늦게 공세에 나섰지만, 다시 균형을 맞추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이날 경기를 마친 북한은 5일 오후 10시 같은 장소에서 중국과 2차전을 갖는다. 1패를 안은 일본은 북한-중국전에 앞선 오후 7시20분 운명의 한-일전에 나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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