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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별로 끝날 것 같다.
그중 가장 성공한 아르헨티나 선수는 카를로스 테베스(보카주니어스)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뛰었다. 99경기에 나서 34골을 넣었다. 맨유 소속으로 리그 우승 2차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차례를 차지했다. 하지만 테베스의 전성기는 맨유 시절이 아니었다. 라이벌인 맨시티에서였다. 2009년 여름 맨시티로 이적했다. 2012~2013시즌까지 4시즌을 뛰면서 148경기에 나와 73골을 넣었다. 맨시티에서는 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에 그쳤지만 테베스 개인적으로는 맨시티 시절 가장 빛났다.
마르코스 로호와 세르히오 로메로는 아직 검증 중이다. 로호는 지난 시즌 맨유에 들어왔다. 연착륙했다. 하지만 아직은 알 수 없다. 로메로는 이번 시즌 맨유에 입단했다. 현재 맨유는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버티고 있다. 데 헤아가 떠난다고 하더라도 이케르 카시야스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올 수 있다. 로메로가 주전을 차지할지는 미지수다.
사실 맨유의 남미 선수 잔혹사는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다.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인 브라질 역시 맨유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브라질의 신성이었던 안데르손(인테르나시오날)이나 파비우(카디프시티)는 모두 팀을 떠났다. 파비우의 쌍둥이인 하파엘만 아직 맨유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브라질의 스타였던 클레베르손 역시 맨유에서 평범한 2시즌을 보낸 뒤 이적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외에도 우루과이의 영웅 디에고 포를란(페냐롤), 콜롬비아 최고 스타 라다멜 팔카오(첼시) 등도 맨유와는 악연이었다.
맨유와 남미 선수들이 맞지 않은 것은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다. 맨유는 잉글랜드 축구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다. 스토크시티같이 극단적인 '킥앤러시'는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에 바탕을 둔 축구를 구사한다. 선수들도 빠르고, 많이 뛰며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를 선호한다.
반면 맨유가 영입한 남미 선수들은 다르다. 이들은 창조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조직력을 최고로 치는 맨유 축구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맨체스터의 생활환경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맨체스터는 영국 중부 지방의 중심 도시다. 기후 역시 전형적인 영국 날씨다. 비가 자주 내리고 습하며 우중충하다. 겨울에는 춥기까지 하다. 그라운드 역시 무르며 질퍽하다. 남미 선수들의 경우 날씨가 화창하며 단단한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었다. 적응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