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반전, '조커 김신욱' 활용법에 달렸다

기사입력 2015-08-20 09:3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라이벌을 무너뜨리는 야수의 본능은 여전했다.

김신욱(27)이 울산을 '동해안 더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김신욱은 19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되어 팀의 1대1 무승부에 기여했다.

울산 아시아 제패의 일등공신이자 슈틸리케호를 넘나드는 킬러다. 그러나 현실은 벤치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대기명단에 김신욱을 포함시켰다. '포항 킬러'로 명성을 떨치던 김신욱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은 의외였다. 지난해와 올해 포항전에 4차례 나서 3골을 뽑아냈다. 김원일 김광석 배슬기 누구도 김신욱을 막아내지 못했다. 김신욱이 뒤로 빠지자 포항도 거칠 게 없었다. 김승대를 벤치에 앉혀 놓고 울산을 상대했다. 전반 17분 울산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심동운의 패스를 고무열이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전반 중반 잠시 주도권을 잡는 듯 했던 울산은 후반 초반 포항에 다시 밀리기 시작하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윤 감독에겐 달리 방법이 없었다. 후반 12분 김신욱을 호출했다. 코바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김신욱은 곧바로 제공권을 장악하며 위력을 떨쳤다. 김신욱이 모습을 드러내자 황선홍 포항 감독도 그제서야 김승대를 호출하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김신욱 효과를 막을 순 없었다. 후반 21분 포항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발생한 울산의 프리킥 기회에서 포항 수비진의 눈이 김신욱에게 쏠린 사이 제파로프의 낮고 빠른 왼발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황 감독은 공격수 라자르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김태수를 투입했지만, 이미 흐름은 울산에게 넘어간 뒤였다. 이날 무승부로 울산은 패배 위기에서 벗어나며 귀중한 승점 1을 따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중이던 포항은 이번에도 김신욱을 막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동아시안컵 뒤 김신욱은 상승세다. 12일 서울전에서 헤딩골을 얻은데 이어 15일 부산전에 이어 포항전까지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울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초반에 경기를 잘 풀어가다 후반에 김신욱이 들어오면서 꼬였다"고 무승부 원인을 분석했다.

울산은 포항전에서 귀중한 승점 1을 얻었다. 그러나 여전히 순위는 강등권 턱밑인 10위다. 대반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해결사' 김신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울산의 행보도 달라질 전망이다. 윤 감독은 "제공권이 약한 상대(포항)가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김신욱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오늘도 괜찮았다"고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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