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종합운동장/ K리그 클래식/ 성남FC vs 전북현대모터스/ 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 정재훈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전북이 닥공을 포기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 이유를 들었다.
'결과'를 보장할 수 없는 '닥공'은 결국 허상이었다. 최 감독은 "공교롭게도 오늘(24일) 새벽 레알 마드리드와 스포르팅 히혼과의 2015~2016시즌 스페인프리메라리가 1라운드 경기를 봤다"며 운을 뗐다. "레알 마드리드가 상대를 계속 몰아치더라. 하지만 결국 밀집 수비에 막히면서 승리에 실패했다. 우리랑 같은 신세다"고 했다.
닥공은 언제나 최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닥공의 동의어는 '모험'이었다. 공격에 비중을 높인다면 수비는 헐거워질 수 밖에 없다. 상대는 앞선에서 밀집수비로 전북의 공세를 막은 뒤 집요하게 뒷공간을 노린다. 최근 3경기 1승2패 부진의 원인이다. 상대는 시간이 갈 수록 전북의 패턴을 알고 좀 더 수월하게 막아냈다. 역습의 날카로움은 더해졌다. 최 감독은 "매 경기 모험적으로 나서야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팀의 공수 밸런스가 깨진다. 그러다 한 방 맞고 어려운 경기를 하는 패턴이다"고 짚었다. 그는 "인천전(0대1 패)이나 전남전(2대1 승) 모두 선제골을 내준 뒤 똑같은 템포로 경기를 했다. 앞으로도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역효과를 걱정했다. 최 감독은 "일방적으로 상대를 몰아치다보면 선수들도 힘들어진다. 선수들대로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된다. 경기력도 경기력대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선택한 것이 바로 '실리 축구'다. 닥공을 통해 대량 득점을 노리기보다는 '1점 승부'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최 감독은 "변화를 줄 시점이다. 한 골 승부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단순한 한 골이 아니다. 바로 선제골이다. 선제골을 넣으면 상대는 앞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전북이 추가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이미 '실리축구'의 경험도 있다. 지난 시즌 전북은 중반이 넘어가면서 실리축구로 전환했다. 최 감독은 "작년에도 한 골 승부를 펼친 적이 있다"고 했다. 물론 작년과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최 감독은 "작년에는 10월 들어 이동국이 부상으로 아웃됐다. 전술 변화도 없었다.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니다. 선수들이 있다. 다만 문제는 이적 선수들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다"고 걱정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