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7월 10일, 그의 축구 시계가 멈췄다.
지도자 인생의 2막이 열렸다. 홍명보 전 A대표팀 감독(46)이 축구와 다시 호흡을 시작했다. 1년 5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홍 감독은 17일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그린타운)의 사령탑에 선임됐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독보적인 존재였다. 주변에서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쉼표는 잠깐이었다. 2013년 6월 24일 A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월드컵의 벽은 높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첫 시련을 맞았다. 악재가 겹치면서 382일 만에 도중하차했다.
홍 감독은 명예회복의 무대로 항저우를 선택했다. 항저우 축구 철학과 강한 러브콜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홍 감독이 이끌 항저우는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지휘했던 팀이다. 1998년 창단됐고, 1부에서 최고 성적은 2010년의 4위다. 2012년부터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5년에는 11위에 머물렀다.
항저우는 타 구단에 비해 재정이 넉넉하거나 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구단보다도 각 연령별 중국대표팀 선수들을 많이 배출할 정도로 선진국형 유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도 젊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고, 홍 감독에게 팀의 미래를 맡기고 싶다는 열망을 보여줬다.
홍 감독은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하게 되는 도전인 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구단의 미래가 밝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항저우가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했기 때문에 감독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항저우 구단 선수들의 성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홍 감독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걸어온 길과는 또 다른 출발선이다. 홍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 화사한 봄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