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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볼 수 없는 한-일전이었다.
이번 신태용호는 달라진 한국축구의 가장 극명하게 보여줬다. 신태용 감독은 권창훈(수원) 문창진(포항)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테크니션들을 극대화한 전술을 펼쳤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모두 K리그의 자양분을 먹고 자란 유스출신이라는 점이다. '메이드 인 K리그'인 젊은 태극전사들은 기술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1대1에서 막힘이 없었다. 탄성을 자아낼 만한 번뜩이는 움직임도 여러차례 나왔다. 후반 체력 저하로 무너졌지만 그 전까지 보여준 축구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반면 일본은 보다 투박하게 변하고 있다. 이번 일본 올림픽대표팀은 지지 않는 축구를 표방했다. 수비에 초점을 맞춘 후 역습에 나서는 것이 주 전술이었다. 점유보다는 전진에, 세밀함보다는 속도를 강조했다. '아름다운' 축구에서 '이기는' 축구로 방향을 바꿨다. 올림픽대표팀뿐만 아니다. A대표팀도 그 흐름에 동참했다. 지코, 이비차 오심, 알베르토 자케로니 등 기술축구를 강조하는 감독에서 피지컬을 강조하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선임했다. 일본 A대표팀은 과도기다. 할릴호지치 감독의 스타일은 아직까지 기존의 일본축구와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성적도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올림픽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적어도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지금의 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