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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 1시30분(한국시각)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하노버전 전반 14분,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수 구자철(27)이 왼쪽 라인을 타고 거침없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40m를 달려 수비수들을 줄줄이 제치고 박스 안으로 접어들어가나 싶더니, 통렬한 오른발 감아차기가 작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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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재활이 만든 40m 폭풍질주 골
구자철은 지난해 12월17일 도르트문트와의 포칼컵 3라운드 홈경기중 종아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교체됐다. 전반기 최종전인 12월19일 함부르크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후반기를 앞둔 동계휴식기, 스페인 에스테포나 전지훈련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새해 팀에 남아 재활에 매진했지만 몸은 마음같지 않았다.
본격적인 러닝 훈련을 개시했고, 축구화를 다시 신을 수 있게 됐다. 후반기 2번째 경기인 지난달 30일 프랑크푸르트전 후반 17분 교체투입됐다. 지난해 12월13일 샬케04전 이후 한달반만의 리그 경기 출전이었다. 이후 잉골슈타트, 바이에른뮌헨, 하노버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센터백' 홍정호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지동원이 벤치에서 출발한 하노버전, '나홀로 선발'이 된 구자철은 초반부터 작정한 듯 공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14분 카이우비의 패스를 이어받아 40m를 폭풍질주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폭발적인 골, 구자철의 클래스를 보여준 천금같은 골이었다. 부상을 훌훌 털어냈다. 축구화에 오롯이 새긴 태극기, 코리안리거의 힘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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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 가장 빛나는 선수
박경훈 전 제주 감독은 '애제자'구자철에 대해 "(구)자철이는 처음 언뜻 보면 평범하다. 뭘 잘하는지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대단하다"고 평가했었다. "자철이는 데리고 있지 않으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모른다"고도 했었다. 패스, 시야, 슈팅 등 기술적으로 빼놓을 것이 없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서는 정신력과 탁월한 인성이다. 그라운드 리더의 본성은 위기의 순간 더욱 빛났다.
하노버전은 반드시 이겨야 사는 게임이었다. 공교롭게도 구자철이 골을 기록한 슈투트가르트전(4대0 승) 이후 무패(4승3무)를 달리던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기 4경기에서 무승(2무2패), 잉골슈타트, 바이에른 뮌헨에 2연패하며, 15위로 주저앉았다.
또다시 찾아온 위기 속에, 강등권 완전 탈출을 위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리그 7연패에 빠진 최하위 하노버를 제물 삼았다. 구자철은 후반에도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후반 38분 날선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하노버의 파상공세 속에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자신의 결승골을 지켜냈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승점 3점이 정말 기쁘다. 우리 팀의 힘을 보여준 경기였다. 오늘 우리의 승리는 향후 치고 올라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구자철은 "경기력이 최상은 아니었지만, 우리 팀에게 대단한 날이다.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승점을 따냈다. 분명한 것은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점"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기 첫승과 함께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점 24점을 확보하며, 담슈타트를 골득실로 누르고 13위로 뛰어올랐다. 26일 2015~16 유로파리그, 리버풀 원정을 앞두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구자철은 '골 기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페널티킥 전담키커인 폴 페르하에그(5골)에 이어 '스트라이커' 보바디야와 함께 팀내 득점 2위(4골)로 올라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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