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바르셀로나' 외쳤던 벵거 감독, 메시 앞에서 '산산조각'

기사입력 2016-02-24 18:37


리오넬 메시(왼쪽)이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메시는 24일 벌어진 아스널과의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가 골을 넣은 뒤 동료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67)의 기대가 산산조각 났다.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바르셀로나와 격돌했다.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와의 일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팀 바르셀로나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이 바르셀로나를 꺾을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

벵거 감독에게는 바르셀로나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다. 아스널은 200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CL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당시 아스널은 전반 18분만에 골키퍼 옌스 레만이 퇴장당해 수적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솔 캠벨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후반 중반까지 한 골차 우위를 지켜내며 우승을 꿈꿨던 아스널은 후반 31분과 후반 35분 각각 사무엘 에토오, 줄리아누 벨레티에게 연속골을 허용해 1대2로 분패했다. 우승 트로피를 눈 앞에서 놓쳤다. 벵거 감독은 "좋지 않은 기억이다. 우위를 지키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물거품이 됐다. 전반까지는 벵거 감독의 계획대로 흘러갔다. 공수간격이 촘촘히 유지됐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로 구성된 공격 트리오가 힘을 쓰지 못했다. 분위기가 점점 아스널 쪽으로 향했다. 올리비에 지루를 중심으로 바르셀로나 수비라인에 균열을 내는 듯 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아스널의 무게중심이 공격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메시가 그 틈을 노렸다. 아스널 2선과 최후방 수비라인이 벌어진 공간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결국 일격을 가했다. 후반 25분 메시는 수아레스와 네이마르가 중원에서 2대1 패스를 주고 받을 때 아스널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다. 아스널 미드필더들이 전진해있던 터라 메시를 미처 체크하지 못했다. 메시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았고 침착하게 선제골을 넣었다. 쐐기를 박았다. 메시는 후반 38분 마티외 플라미니에게 정강이가 차여 페널티킥을 얻었다. 자신이 직접 차넣었다. 2대0 완승을 견인했다.

벵거 감독도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경기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스널은 기술적으로 평범했고 태만했다. 그래서 패배했다"고 밝혔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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