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FC서울 첫 선두 등극, 박주영도 완벽 부활

기사입력 2016-04-13 19:46



FC서울이 박주영을 앞세워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자리에 올랐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아직 수많은 경기가 남았다. 리그 초반 1위는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1위는 1위다. 서울은 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광주FC와의 원정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0대1로 패했지만 이후 상주(4대0 승·홈)→인천(3대1 승·홈)→전남(2대1 승·원정)에 이어 광주를 내리 격파하고 4연승을 내달렸다. 승점 12점(4승1패)을 기록한 서울은 성남(승점 11·3승2무)을 밀어내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위기 관리 능력과 집중력이 돋보였다. 박주영이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2일 인천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출격했다. 두 번의 찬스를 골과 페널티킥으로 연결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박주영의 선제골은 전반 18분 터졌다. 광주 수문장 최봉진의 어이없는 실수에서 시작됐다. 최봉진은 동료 수비수 2명 사이로 애매하게 볼을 던졌고, 서로 볼을 미루는 사이 고광민이 가로챘다. 고광민은 지체없이 박주영에게 볼을 연결했고, 이를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전에서 2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K리그 3호골을 기록했다. 득점왕 경쟁에도 본격 가세했다.

박주영은 전반 37분에는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아드리아노의 스루패스가 박주영에게 향했고, 쇄도하는 과정에서 김영빈의 깊은 태클에 쓰러졌다. 곧바로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박주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드리아노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다. 2분 뒤 키커로 나선 아드리아노가 K리그 4호골로 연결했다. 반면 광주는 전반 41분 송승민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후반 거세게 몰아쳤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1% 부족했다. 3연패에 빠지며 1승1무3패(승점 4)에 머물렀다.

골잡이는 결국 골로 말한다. 박주영은 광주전에서 100% 역할을 했다. 그는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무릎부상으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뜨거운 4월, 박주영은 예상보다 빠르게 본궤도에 올랐다. 박주영의 부활로 서울의 화력은 더 무서워졌다.

박주영은 "힘든 경기였다. 원정 2연전이다보니 아무래도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위기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줘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골을 넣은 것은 상대 실수가 있었다. 또 (고)광민이의 재치가 있었다. 마무리를 해야될 위치에 있는 만큼 찬스가 오면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게 준비를 했고, 운도 잘 따라줬다"고 했다.

최 감독은 행복한 고민이다. '아데박', 누구를 세워도 제몫을 한다. 박주영은 전반에는 아드리아노, 후반에는 교체투입된 데얀과 호흡했다. 그는 둘과의 호흡에 대해 "위치 선정에 차이가 있다. 아드리아노는 골을 넣는 감각이 좋다. 그래서 내가 내려가서 수비를 더 해주는 입장이다. 반면 데얀은 한국 선수 못지 않은 활동량을 보인다. 데얀과 섰을 때는 반대로 데얀이 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고 밝혔다.


컨디션에도 자신이 있었다. 그는 "몸상태는 80% 이상 올라왔다. 경기에 나가 이겨서 승점 3점을 얻는 것이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몸을 끌어올리는 측면도 있다. 주어진 시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무릎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는 좋아졌다. 개인적으로 스피드를 붙여 움직일 때도 작년보다는 더 괜찮다. 현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강훈련 등을 통해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영은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1위보다는 더 알찬 축구를 약속했다. "1위 등극보다는 어려운 경기를 통해서 승점 3점을 챙겨 자신감을 얻은 것이 중요하다. 홈에서는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원정에서 승점 관리만 잘한다면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주영의 날이었다.
광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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