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간 내에 변화를 주기가 쉽진 않네요."
황선홍 취임 한 달째, 진화하는 서울
서울 취임 한 달 째를 넘기면서 황 감독의 색채는 조금씩 진해지고 있다. 포백(4-Back)으로 변화한 수비라인은 안정을 찾았다.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던 오스마르가 센터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스리백(3-Back) 시절 측면 미드필더 또는 윙백으로 활용됐던 고광민도 이제는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이규로와 로테이션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수원전에서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와 안정적인 수비를 통해 수원의 공세를 잘 차단했다. 데얀, 박주영이 투톱을 이루고 있던 후반 11분 조찬호 대신 아드리아노가 나서며 3-4-3으로 변화한 뒤에는 측면과 중앙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서울 수비의 관건은 결국 유연한 변화에 있다고 볼 수 있다.
3만6309명의 떼창, 감동 물결친 상암벌
전반전을 마친 뒤 상암벌은 일순간 어둠에 휩싸였다. 곧 관중들이 하나 둘 씩 꺼내든 휴대전화에서 하얀색 플래시 불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경기장은 캔버스가 됐고 관중들이 한 땀씩 별빛을 만들었다. 이윽고 등장한 한 사내의 둔탁한 목소리가 상암벌을 콘서트장으로 탈바꿈 시켰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인권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후반 시작에 앞서 가수 전인권이 작사-작곡한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곡을 전 관중이 따라부르는 '하프타임송'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힘겨운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힘을 줌과 동시에 축구장에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였다. 경기장을 직접 찾은 전인권의 열창에 관중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가수와 관객 모두 취할 만큼 몽환적인 하모니에 후반전에 나선 양팀 선수들과 심판진이 그라운드 위에서 대기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전인권은 "내 노래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며 "평소 노래를 부를 때 주위를 잘 신경쓰지 않는데 팬들과 한 목소리로 노래를 같이 부르니 기분이 정말 좋았고 표정관리가 되질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슈퍼매치 떼창'은 팬들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길 만한 수작(秀作)이었다. 관중몰이가 화두인 K리그에서 서울이 슈퍼매치에 선보인 '감성마케팅'은 좋은 예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