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행진 깨진 광주, 잔류 위해 다시 뛴다

기사입력 2016-09-18 23:41


남기일 광주 감독이 17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7경기만에 무패가 깨졌다.

광주는 17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에서 0대2로 패했다. 지난 라운드까지 리그 6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3무)을 달리던 광주. 오랜만에 쓴 잔을 들이켰다. 남기일 광주 감독은 "승점을 쌓고 싶었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 무패를 이어가고 싶었지만 아쉽게 됐다"고 입맛을 다셨다.

광주는 리그 7위다. 예상을 웃도는 위치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혔다. 광주는 지난 시즌 K리그 최초로 승격팀 잔류 역사를 썼다. 하지만 이번 시즌 클래식 무대에서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광주는 이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탄탄한 행보를 보였다. 광주는 K리그에서 선수층이 가장 얇은 팀이다. 정조국 이종민 등을 제외한 선수단 대다수가 프로 1~2년차 또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때문에 리그가 진행될수록 힘이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광주는 특유의 패기 넘치는 공격 축구로 K리그 중위권 싸움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앞으로 3경기를 더 치르면 K리그는 두개의 세계로 분리된다. 1~6위는 상위, 7~12위는 하위 스플릿에 편성된다. 광주는 상, 하위 분기점에 서있다. 내심 '윗물' 진출 욕심이 날 법도 하다. 실제로 남 감독은 시즌 초 클래식 잔류를 1차 목표로, 6강 진입을 2차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상위 스플릿 진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남 감독은 신중함을 유지했다. 남 감독은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는데 잘 이겨냈다"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6강 진입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광주의 (1차) 목표는 클래식 잔류"라고 선을 그었다.

광주의 상황을 냉정하기 짚은 남 감독.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녹록지않은 현실을 직시했다. 하위 스플릿에 속한 뒤 자칫 잘못하면 강등권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남 감독의 생각이다. 남 감독은 "우리는 언제나 도전자 입장이었다. 클래식에서 우리보다 약팀은 없다. 한 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아래 팀들과 승점 차이가 크지 않기에 앞으로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스플릿 분기점이 코앞이다. 6위 안에 들어 상위 스플릿에 합류하면 자연스레 강등 걱정도 해소된다. 남 감독은 "물론 그렇게 되면 좋겠다. 하지만 광주의 전력을 놓고 볼 때 항상 최악을 염두에 두고 팀을 운영해야 한다"며 "올해도 1부 리그에 남을 수 있도록 남은 일정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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