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남지 않은 ACL 4강전, 전북과 서울의 현주소

기사입력 2016-09-21 20:30



FC서울이 21일 '승리버스'에 탑승할 팬 모집을 시작했다.

서울은 지난 시즌부터 국내 원정 응원을 떠나는 팬들을 위해 'FC서울 승리버스'를 운영해 왔다. 저렴한 가격(원정 경기 입장권+교통비 5000원)에 왕복 버스편과 관람 티켓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는 K리그 원정 이야기였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또 달랐다. 원정은 해외에서 열렸다. 서울은 해외 원정경기 때도 비행기, 숙식, 경기관람과 관광이 포함된 원정 패키지를 운영했다. 추석 연휴인 14일 열린 8강 2차전에서도 많은 팬들이 중국 산둥 원정에 동행했다. K리그의 잔치가 된 ACL 4강전은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은 ACL에서 '해외 원정 패키지'가 아닌 처음으로 '승리버스'를 운영한다.

전북 현대와 서울, 첫 결전까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두 팀은 2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ACL 4강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무대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10월 19일 벌어진다.

K리그는 ACL과 인연이 깊다. 2009년을 필두로 5회 연속 ACL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2011년 전북, 2013년 서울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ACL 전신인 클럽 챔피언십을 포함해 무려 10차례나 패권을 거머쥐었다. 최다 우승국이다.

올 시즌 K리그는 3년 만에 결승 진출팀을 배출한다. 물론 팀은 미정이다. 전북이 될지, 서울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ACL에서 동아시아 팀들이 득세하자 2014년부터 경기 방식을 변경했다. 4강전까지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분리했다. 결승전은 동-서 아시아 최강팀 간의 만남이다.

전북과 서울의 꿈은 같다. 아시아 챔피언이다. 이를 위해서 전북은 서울을, 서울은 전북을 넘어야 피날레 무대에 설 수 있다.

운명의 한판 승부, 시계가 빨리 돌기 시작했다. 서울이 22일 일찌감치 ACL 4강 체제에 돌입했다. 21일 수원FC와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를 치른 서울은 전북전까지 K리그 경기가 없다. 24일 열릴 예정이던 울산과의 32라운드를 A매치 기간인 지난 3일 앞당겨 치렀다. 1차전 원정에 대비한 사전 조율이었다.


반면 홈에서 1차전이 예정된 전북은 K리그 일정을 조정하지 않았다. 24일 성남과 홈경기를 가진 후 서울과 대결한다. 물론 전북도 모든 초점을 ACL에 맞추고 있다. '더블 스쿼드'를 십분 활용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역시 백미는 최강희 전북 감독과 황선홍 서울 감독의 지략대결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2014년 최 감독은 황 감독의 포항 사령탑 시절 ACL 16강전에서 맞닥뜨렸다. 승자는 황 감독이었다. 황 감독은 1차전 원정에서 전북을 2대1로 꺾은 데 이어 2차전 홈에서도 1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8강에서 서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황 감독은 서울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으로 ACL 4강전을 지휘한다. 최 감독은 2006년 이미 ACL 우승을 경험했다. 2011년에도 결승에 진출했지만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분위기는 또 다르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진 서울과의 3차례 대결에서 전승했다. 최 감독은 "상대전적은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분위기는 좋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도 열세의 전력을 인정하면서도 "축구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토너먼트의 경우 미세한 균열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결국 변칙과의 싸움이다. 전북은 1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2차전 원정 발걸음이 가볍다. 무게의 중심은 공격이다. 서울은 원정에서 골을 넣고 비기기만해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을 기약할 수 있다. 선수비-후역습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ACL 4강전은 원점에서 출발한다. 아시아 패권을 향한 길목에서 맞닥뜨린 K리그와 K리그의 대결은 벌써 불이 붙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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