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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기업과 축구단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30일에는 비난의 봇물이 터졌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의 벌금 1억원과 승점 9점 삭감에 대해 K리그 팬들은 솜방망이 징계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북 관계자들은 사건이 수면 위로 불거졌던 지난 5월부터 '자숙' 분위기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스태프 관리 미숙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불면증까지 왔다. "한 달 이상 잠을 자지 못했다. 누우면 1시에 깨고, 3시에 깨고…"
그렇다면 전북이 K리그 팬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그리고 미래를 향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다.
그 중심에 '투자'가 있다. 2010년 이후 삼성이 K리그와 팀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줄여가는 동안 프로축구를 떠 받쳐온 기업은 현대가(家)였다. 그 한 축을 전북이 담당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시즌 K리그 시장에 찬바람이 분 상황에서도 과감히 지갑을 열어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FC서울과 함께 K리그 리딩 구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투자는 전북 현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리딩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는 타 구단의 시너지 투자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심판 매수 구단'이란 꼬리표는 앞으로 오랫동안 전북을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한 순간의 실수로 투자를 줄이는 판단은 팬들에게 실망과 상실감을 두 배로 안길 수 있다.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일 수 있다. 오히려 대승적 차원에서 한국 축구발전을 위한 투자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전북이 가야할 길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꾸준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K리그 팬들은 언젠가 전북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전북에게 남겨진 숙제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 속에 더 똘똘 뭉친 선수들에게서 작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이제 구단이 답할 차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