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재만 겹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내걸었던 목표는 200만 관중이었지만 이에 크게 못미쳤다.
K리그 클래식은 총 180만1403명(1경기 평균 7866명·승강 플레이오프 포함)을 기록, 2015년(176만6378명)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K리그 챌린지는 지난해 35만8821명에서 올해 33만8423명으로 되레 5.7% 감소했다.
축구과 함께 양대 프로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2015년의 736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것과 비교하면 더 초라하다. K리그의 한 시즌 총 관중수가 2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203만6413명) 이후 3년째다.
올해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리우올림픽 등 '큰 이슈'들이 겹쳤다. 이로 인해 관심이 분산됐을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올해와 똑같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런던올림픽이 겹쳤던 2012년의 경우 K리그는 총 238만2070명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최다 기록이다. 2012년부터 K리그에 실관중 집계 시스템이 도입된 점을 고려하면 크게 선전했다.
결국 국가대표팀의 성과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축구 특성상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K리그 경기장을 찾는 발길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점에서 '슈틸리케호'가 지난 6월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1대6으로 대패하며 최종예선 라운드로 접어든 뒤 한동안 기대에 못미치는 경기력과 실적을 보여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 논란까지 겹쳐 팬심이 한동안 흉흉하기도 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한국이 8강에 진출에 성공했지만 4년 전 사상 첫 동메달의 기억이 너무 컸기에 축구 관심을 고조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북의 심판매수 사건 등 축구계 비리가 또 터져나온 것도 악재였다. 전북은 사건에 대한 징계로 승점 감점을 당하고도 리그 최종전까지 FC서울과 우승 경쟁을 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등 성적으로 보면 12개 구단 가운데 최고였다. 하지만 사건의 여파를 입증하듯 평균 관중이 1만7413명(2015년)에서 1만6785명으로 3.6% 감소했다. 반면 서울은 시즌 우승에 FA컵 결승까지 오르면서 관심몰이에 성공, 작년보다 4.9% 증가한 평균 1만8007명을 기록, 올 시즌 최고 흥행구단이 됐다.
전통 명가 수원의 몰락에 따른 여파도 수치로 잘 나타났다. 수원은 올 시즌 홈 19경기에서 평균 1만643명을 불러모아 작년(1만3195명)보다 19.3%나 떨어졌다. 12개 구단 가운데 관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수원과 마찬가지로 작년 대비 '몰락파'에 속한 포항의 평균 관중도 16.9%(9247명→7681명) 줄어 감소율 2위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하위팀들의 약진이 관중수 폭락을 막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클래식으로 승격한 수원FC, 상주 모두 대성공이다. 수원FC는 평균 관중 1395명에서 4387명으로 최다 증가율(214.4%)을 보였고 상주는 57.4%(1235명→1943명)의 관중 증가 효과를 봤다.
막판에 극적으로 클래식 잔류에 성공한 인천이 작년 평균 4863명에서 올해 6053명으로 24.5% 증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