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겨울이적시장도 오픈을 눈 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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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의 겨울은 춥기만 하다. '지구특공대' 지동원 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과 팀의 미래에서 현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 정도만이 안정적이다.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유럽파의 선봉장이 됐던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조차도 이적설에 휘말려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이적불가' 발언으로 잠잠해졌지만 불안한 입지인 것 만큼은 분명해보인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코리안 유럽파들은 이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박주호(도르트문트)와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이 대표적이다. 박주호는 올 시즌 단 65분 출전에 그쳤다. 그 전 시즌에도 8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도르트문트가 겨울이적시장에서 박주호를 정리하려 한다. 예상 이적료는 100만 유로(약 13억원)'라고 보도했다. 박주호도 마음을 굳힌 듯 하다. 그는 27일 홍명보자선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뛰지 못했다. 러시아월드컵 출전도 걸려있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다른 팀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도르트문트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박주호는 유럽 잔류를 원하고 있다.
호펜하임에서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김진수는 국내 복귀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으며, 최근 급격히 출전시간이 줄어든 '석라탄'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도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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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불어온 태풍이 축구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축구 엘도라도'라고 불리는 유럽조차도 중국 슈퍼리그팀들의 머니파워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일단 첼시의 미드필더였던 오스카가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만 무려 6000만파운드(약 882억원)다. 유럽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에서 뛰고 있는 카를로스 테베스(보카 주니어스)는 주급 61만5000파운드(9억427만원)의 조건에 상하이 선화행이 임박했다. 테베스의 주급은 '세계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 주급(33만6000파운드·약 4억9404만원)의 거의 두배다. 중국팀들은 바르셀로나의 아르단 투란, 레알 마드리드의 페페 등에게도 폭풍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팀이 건낸 이적료가 워낙 천문학적이라 이적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첼시는 당초 전력 보강을 위해 전력 외로 분류됐던 세스크 파브레가스 방출도 고려했지만 잔류로 분위기를 바꿨다. 대신 벌어들인 이적료로 브라질월드컵 득점왕 출신 하메스 로드리게스 영입을 노리고 있다. 중국에서 큰 돈을 벌기 위해 직접 '영업'에 나선 선수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특급 윙어 앙헬 디 마리아(파리생제르맹)가 주인공이다. 파리생제르맹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디 마리아는 에이전트를 통해 중국행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진한 성적으로 겨울이적시장에서 팀 재편을 노리고 있는 파리생제르맹도 디 마리아의 행보가 썩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다른 대어들의 경우 마지막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겨울이적시장은 눈치 싸움과 비슷하다. 여름이적시장이야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겨울이적시장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를 사는 쪽이나, 선수를 파는 쪽 모두 끝까지 눈치를 봐야 한다. 그 눈치 싸움의 결말은 주로 최종일에 나온다. 역대 최고액이 나왔던 페르난도 토레스, 앤디 캐롤 등의 예에서 보듯 겨울이적시장에서 터진 '잭팟'은 모두 마지막 날 터졌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