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배구연맹(KOVO)이 칼을 빼들었다. 변화를 택했다.
현행 FA 보상 규정은 두 가지. 해당 선수의 전 시즌 연봉 200%와 보상선수 1명을 선택하거나, 전 시즌 연봉의 300%를 선택하는 것이다. 보상선수로 묶을 수 있는 수가 워낙 적다보니 각 구단들은 FA 영입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다. 특히 특급 대어가 아닌 선수는 FA 자격을 얻고도 권리를 행사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러한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이사회가 제도 보완에 나섰다. 2018년부터 선수 연봉에 따라 A, B, C그룹으로 나눠 차등 보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A그룹(기본연봉 2억5000만원 이상)의 보상 규정은 현재와 동일하다. B그룹(기본연봉 1억~2억5000만원 미만) 선수들의 보상규정은 보상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300%로만 보상한다. C그룹(기본연봉 1억원 미만)의 보상 규정은 보상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150%로 완화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 이동이 많아지는 것은 우리팀에 필요한 선수를 채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구단별로 전력이 탄탄해질 수 있다"며 "멀리 봤을 때 전력평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 역시 "변화를 준 사실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FA등급제'를 통해 준척급 선수들의 이동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주전 선수들의 이동이 많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력 변화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손봐야 할 부분이 있다. 신영철 감독은 "소위 '에이스'라고 하는 선수들은 그룹A에 포함돼 있다. 그 선수들을 잡거나 영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샐러리캡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배구 관계자는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보상선수 제도가 없어지는 만큼 금전적 여유가 있는 구단이 선수를 끌어 모을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제 막 첫 발을 떼는 'FA등급제'. 구단과 선수 모두에 윈-윈이 되는 완벽한 제도를 향한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