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은 제주의 오랜 고민이었다. 화려한 2선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졌다. 제주는 2016년 K리그 클래식 38경기에서 71골을 터뜨렸다. 전북과 함께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그림자가 있었다. 제주의 골 대다수는 2선 침투와 수비수 공격 가담에 의한 것이었다. '공격루트 다변화' 측면에선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원톱에 대한 고민은 해소되지 않았다.
차갑게 얼어붙어있던 제주의 원톱 경쟁. 올시즌에는 불이 붙을 전망이다. 그 중심에 진성욱(24)이 있다.
인천 대건고를 졸업한 진성욱은 2012년 인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첫 해 리그 2경기 출전에 그쳤다.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2013년엔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존재감이 희미해지던 진성욱.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리그 26경기에서 6골을 뽑아냈다. 2015년 27경기 4골-1도움을 올리더니 2016년엔 31경기에서 5골-3도움을 기록했다.
올 겨울에 제주로 둥지를 옮긴 진성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 도중 치른 수판부리와의 연습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제주로 이적해 동료들과 처음 발을 맞춘 경기였지만 엇박자는 없었다. 진성욱은 2-0으로 앞서던 후반 15분 정 운의 도움을 골로 마무리하면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후 후반 41분과 후반 44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진성욱은 경기 후 "아직 호흡을 맞추는 단계라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동료들이 그라운드 위나 생활면에서 많은 도움을 줘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비로 더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일정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페이스에 맞게 준비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멘디.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진성욱이 전지훈련을 통해 연착륙 가능성을 보이는 가운데 '경쟁자' 멘디(29)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멘디는 올 겨울 울산을 떠나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태국에 함께 오지 못했다. 아프리카 기니비사우 A대표팀에 발탁, 2017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출전했다. 멘디는 14일 개최국 가봉과의 대회 개막전 0-1로 뒤지던 후반 21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강력한 제공권을 바탕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팀의 1대1 무승부에 일조했다.
오랜 기간 원톱 부재로 가슴앓이를 해온 제주. 그러나 진성욱과 멘디의 가세로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운 최전방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