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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무너진 바르셀로나, 무기력했던 메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15 18:07


ⓒAFPBBNews = News1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아니,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바르셀로나가 완패했다. 바르셀로나는 1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의 2016~2017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0대4로 무릎을 꿇었다. 2013년 4월 바이에른 뮌헨에 0대4로 진 이후 UCL에서 당한 가장 큰 점수 차 패배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18분 앙헬 디 마리아에게 결승 프리킥골을 시작으로 전반 40분 율리안 드락슬러, 후반 10분 디 마리아, 26분 에딘손 카바니에게 릴레이골을 허용하며 대패했다.

바르셀로나의 완패는 기록에서 드러난다. 점유율(57대43)만 앞섰을 뿐 모든 지표에서 PSG에 뒤졌다. 슈팅수는 7대16로 밀렸다. 유효슈팅수는 처참할 정도다. 1대10. 드리블 성공률은 41대57이었고, 키패스도 3대12로 열세였다. 태클수는 18대31로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사실 바르셀로나의 경기력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과거와 비교해 기복이 있는 모습으로 비판을 받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 의존하는 중원 장악력은 눈에 띄게 약화됐고, 좌우 불균형이 심해진 수비진은 견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MSN이 있었다.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로 이루어진 축구 역사상 최강의 스리톱은 오직 개인기량으로 팀의 부실한 경기력을 상쇄시켰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MSN이 합작한 골은 90골. 바르셀로나가 기록한 112골 중 무려 80%를 책임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네이마르의 드리블은 번번히 막혔고, 수아레스는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특히 에이스 메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드리블 성공은 2번, 슈팅은 1번에 그쳤다. 키패스는 전무했고, 수비 기록은 아예 없었다. 메시는 최근 기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영향력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적게 뛰는 와중에도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무기력한 계륵 그 자체였다. 팀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 메시가 부진하자 MSN도 없었다. 수아레스와 네이마르도 힘을 잃었다.

바르셀로나는 다음달 17일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2007~2008시즌 이후 매 시즌 UCL 8강 이상에 올랐던 바르셀로나가 기록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5골을 넣어야 한다. 과거 MSN이라면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다. 메시 혼자서 5골을 넣은 경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메시가 예전과 같은 파괴력을 잃은 현재라면 이러한 기대감이 현실이 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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