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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무기력했다. 아니,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사실 바르셀로나의 경기력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과거와 비교해 기복이 있는 모습으로 비판을 받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 의존하는 중원 장악력은 눈에 띄게 약화됐고, 좌우 불균형이 심해진 수비진은 견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MSN이 있었다. 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로 이루어진 축구 역사상 최강의 스리톱은 오직 개인기량으로 팀의 부실한 경기력을 상쇄시켰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MSN이 합작한 골은 90골. 바르셀로나가 기록한 112골 중 무려 80%를 책임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네이마르의 드리블은 번번히 막혔고, 수아레스는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특히 에이스 메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드리블 성공은 2번, 슈팅은 1번에 그쳤다. 키패스는 전무했고, 수비 기록은 아예 없었다. 메시는 최근 기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하지만 영향력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적게 뛰는 와중에도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무기력한 계륵 그 자체였다. 팀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 메시가 부진하자 MSN도 없었다. 수아레스와 네이마르도 힘을 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