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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축구에 힘과 스피드를 더하겠다."
황일수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최전방 스피드가 빨라졌다. 중원엔 '살림꾼' 이찬동이 합류해 힘을 불어넣었다. 우측 풀백 박진포의 가세로 그간 고민이었던 측면 수비 문제도 해소했다. 올 겨울 합류한 조용형 김원일은 주장 오반석과 호흡을 맞추며 노련하게 제주 최후방을 책임졌다. 기존의 권순형 이창민 정 운, 마르셀로의 몸도 가벼웠다.
시즌 첫 경기라 호흡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조직력으로 장쑤를 압박했다. 그렇게 '올 뉴 제주'가 화려한 막을 올리는 듯 했다.
허탈한 패배에 조 감독도 쓴웃음을 지었다. 패인은 단순했다. 결정력이 떨어졌다. 조 감독도 경기 후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밝혔다.
사실 제주의 가장 큰 강점이 득점력이다. 제주는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71골을 터뜨렸다. 전북과 함께 최다 득점 팀이었다.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골 맛을 봤다. 다양한 루트에서 골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제주는 장쑤전에서 총 19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과 후반 각각 7개, 12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3개에 불과했고 이 중 득점은 0이었다. 두 차례나 골대를 맞춘 불운도 있지만, 패배의 원인으로 돌릴 순 없다. 운도 실력이라 칭하는 게 프로의 세계다.
강점이 아쉬움으로 뒤바뀐 아이러니한 상황. 조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 감독은 "결정 지을 때 결정 짓지 못해 어이 없는 실점을 내주며 졌다. 다양한 장점으로 골을 넣은 게 작년 장점이었는데 한 번 터지다 보면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는 다음달 1일 일본 수이타 시티 풋볼 스타디움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와 ACL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