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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19개-0골, '뉴 제주' 시급과제는 '마무리'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2-23 18:34


제주 이창민(왼쪽에서 두 번째)이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장쑤 쑤닝(중국)과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패스 축구에 힘과 스피드를 더하겠다."

2014년 12월 조성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제주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에 힘과 스피드를 더했다. 세밀한 빌드업을 유지하면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도 주문했다. 중앙수비수들도 공격 옵션으로 활용해 재미를 톡톡히 봤다. 상승세를 탄 제주는 2016년 리그 3위를 달성하며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제주가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1년 이후 6년만에 ACL 경기를 치렀다. 최용수 감독의 장쑤 쑤닝(중국)과 ACL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벌였다.

황일수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최전방 스피드가 빨라졌다. 중원엔 '살림꾼' 이찬동이 합류해 힘을 불어넣었다. 우측 풀백 박진포의 가세로 그간 고민이었던 측면 수비 문제도 해소했다. 올 겨울 합류한 조용형 김원일은 주장 오반석과 호흡을 맞추며 노련하게 제주 최후방을 책임졌다. 기존의 권순형 이창민 정 운, 마르셀로의 몸도 가벼웠다.

시즌 첫 경기라 호흡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조직력으로 장쑤를 압박했다. 그렇게 '올 뉴 제주'가 화려한 막을 올리는 듯 했다.

그러나 90분이 흐른 뒤 제주는 웃지 못했다. 후반 44분 장쑤의 하미레스에게 통한의 실점을 헌납하며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허탈한 패배에 조 감독도 쓴웃음을 지었다. 패인은 단순했다. 결정력이 떨어졌다. 조 감독도 경기 후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밝혔다.

사실 제주의 가장 큰 강점이 득점력이다. 제주는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71골을 터뜨렸다. 전북과 함께 최다 득점 팀이었다.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도 않았다.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골 맛을 봤다. 다양한 루트에서 골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다.


제주는 장쑤전에서 총 19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과 후반 각각 7개, 12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3개에 불과했고 이 중 득점은 0이었다. 두 차례나 골대를 맞춘 불운도 있지만, 패배의 원인으로 돌릴 순 없다. 운도 실력이라 칭하는 게 프로의 세계다.

강점이 아쉬움으로 뒤바뀐 아이러니한 상황. 조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 감독은 "결정 지을 때 결정 짓지 못해 어이 없는 실점을 내주며 졌다. 다양한 장점으로 골을 넣은 게 작년 장점이었는데 한 번 터지다 보면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는 다음달 1일 일본 수이타 시티 풋볼 스타디움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와 ACL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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