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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증 프로연맹 심판위원장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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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들이 오심 관련 심판들의 퇴출 결정에 반발, 조건부 보이콧 집단행동을 선언했다. 2016년 심판 매수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2017년 K리그의 파행을 막기 위해서 28일 심판 대표자들과 미팅을 갖기로 했다. 프로연맹과 심판들은 모임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까. 아니면 계속 대립, 대체 심판을 투입하는 불상사로 이어질까.
조영증 프로연맹 심판위원장은 25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만나서 심판들의 주장을 들어보겠다. 지금 상황에서 심판들의 집단행동이 얼마나 설득력있는 지는 모르겠다. K리그는 지난해 안 좋은 일로 모두 상처를 받았다. 이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K리그의 발전을 도모해가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아쉽다"고 말했다.
전국심판협의회(회장 박치환)는 24일 프로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에서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K리그 클래식 서울-광주전(19일)에서 발생한 핸드볼 페널티킥 오심 징계 처분이 정당하지 않아 바로잡히는 날까지 프로, 아마 모든 리그 심판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광주전 주심 김성호는 당시 경기에서 이상호(서울)의 크로스가 박동진(광주)의 등에 맞았는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프로연맹은 사후 김성호에게 무기한 배정 정지, 제2부심 박인선을 퇴출 중징계를 했다. 박인선은 핸드볼을 선언, 페널티킥이라고 했다가 연맹 조사과정에서 말을 뒤집었다. 조영증 위원장은 "박인선 부심은 심판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돼 퇴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심판들이 중징계를 이유로 집단행동을 하는 건 무척 이례적이다. K리그를 운영하는 프로연맹과 한국축구의 본부격인 축구협회는 심판들의 이런 단체행동을 매우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한국 축구 A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다. 23일 중국 원정에서 0대1로 패했고, 28일 시리아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심판은 경기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그라운드의 포청천'이다. 프로심판 한명을 키우는데 매우 긴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수 자원과 마찬가지로 심판 자원도 넉넉하지 않다. 이러다보니 A급 심판들이 드물고, 또 목소리가 큰 심판들에게 힘이 실린다. 심판들의 권위와 독립은 공정한 축구 경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심판들의 목소리가 너무 클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축구팬들에게 갈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로구단 관계자는 "심판들의 이번 요구와 주장은 축구팬을 담보로 프로연맹과 협상을 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밥그릇을 지키겠다고 맞서는 것인데 설득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조영증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심판들이 정말 보이콧을 할 지는 모르겠다. 리그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또 심판들이 전부 보이콧에 동의했는지도 의심스럽다"면서 "나는 징계 절차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부족했다면 만나서 설명을 할 것이다. 예전과 달리 중징계를 한 건 축구팬들의 목소리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다. 너무나 명백한 오심이었기 때문에 예전과 똑같이 처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프로연맹은 경기 보이콧이라는 '폭탄'을 든 심판들을 무장해제할 수 있을까. 프로연맹은 리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걸 가장 우선적으로 막고 있다. 그렇다고 심판들의 이번 요구와 주장을 수용할 경우 향후 주도권 싸움에서 계속 심판들에게 끌려갈 공산이 크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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