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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4월 소집훈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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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와 상식.' 신태용호를 대변하는 두 단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10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최종 담금질'에 돌입했다. 5월 20일 국내에서 열리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설 '옥석'을 가리기에 한창이다.
대표팀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선수 선발과 기용이다. 누굴 뽑고, 어떻게 기용하느냐에 따라 팀이 꽃길을 걸을지, 진흙탕에 빠질지가 결정된다. 신 감독은 지난해 11월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백지 상태였다. 선수 파악이 시급 과제였다. 월드컵 개막을 6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차분하게 하나부터 시작했다. 과정은 체계적이었다. 확고한 기준을 세워 선수를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제주 서귀포서 첫 전지훈련을 했다. 당시에는 35명을 소집했다. 역대 연령별 대표 소집 인원 중 최다였다.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선 25명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25명을 명단에 올렸다.
신 감독은 대표팀에 빈 손으로 갔다. 시간도 없었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편성도 만만치 않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하지만 불안감은 크지 않다. 우려의 시선도 적다. 대부분 월드컵 선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축구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다. "신 감독이 팀을 잘 만들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분명 인상적인 경기 펼칠 것이다."
신기한 일이다. 선수 선발과 기용에 대해 그 어떤 비판도 나오지 않는다. 이승우 백승호와 함께 '바르셀로나 삼총사'였던 장결희를 뽑지 않은 것을 두고 미세한 파열음은 있었다. 신 감독이 직접 진화했다. "소속팀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장결희를 끌어 올려 줄 시간, 대표팀에선 부족하다." 한 마디에 물음표는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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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위)이 지난달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4개국 초청대회 3차전이 끝나고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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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다. 기회는 균등하고 기준엔 일관성이 있다. 합리와 상식. '백지'에서 '원팀'을 향해 순항중인 신태용호의 동력이다. 신태용호는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 '최종 모의고사'였던 4개국 초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월드컵이 어느덧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 감독의 '저울질'은 계속되고 있다. 기준에 맞는 선수들을 꼼꼼하게 고르고 또 고른다. 볼 수 있는 패는 모두 확인하고 가겠다는 의중이다. 신 감독은 지난 소집 때 부상으로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던 김정민 이유현 이승모에게 기회를 줬다. 팀을 위해 몸을 던지다 큰 부상을 한 정태욱도 다시 끌어안았다. 월드컵 8강을 위한 신 감독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원칙 없는 원팀은 없다. 모두를 끄덕이게 하는 한 줄기 빛, 그 열쇠를 찾아 신 감독은 오늘도 그라운드에 섰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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