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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이나 배경, 종교 때문에 다른 이들을 미워하도록 태어난 사람은 없다."
시발점은 이탈리아 세리에A였다. 가나 출신 미드필더 설리 문타리(페스카라)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각) 칼리아리 스타디오 산텔리아에서 열린 칼리아리와 원정경기 내내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이 담긴 구호를 들어야 했다. 문타리는 곧바로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문타리는 항의하는 의미로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기 전에 퇴장했다. 그는 옐로카드를 받았고 경고누적으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야 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국제축구협회(FIFA)와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역시 성명을 내고 이같은 결정을 거세게 비판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세리에A 사무국은 '문타리에게 내린 출전 정지 처분을 취소한다'고 슬그머니 물러섰다. 인종차별을 겪은 문타리는 9일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옥을 통과했고, 범죄자가 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당당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며 "이것은 내 색깔"이라고 분명하게 소리쳤다. 한편 문타리 사건 이후에도 세리에의 인종차별은 계속됐다. 유벤투스의 메드히 베나티아가 지난 7일 '라이 스포츠'를 통해 "인종 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J리그 사무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모라와키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2경기 출전 정지를 내린다'고 밝혔다. 모리와키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중 발언은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인종차별로 얼룩진 그라운드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타리는 "FIFA와 유럽축구연맹(UEFA)이 인종 차별 주의와 싸우고 싶다면 이러한 부분에 태클을 걸 수 있어야 한다. 인종 차별 주의와 싸우고 싶다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