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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떠난 빈 자리, 홍명보-김학범-이장수-최영준 물망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6-15 18:03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3)의 후임 찾기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대한축구협회가 1차적으로 극복해야 할 최대 난제는 새 기술위원장 선임이다.

이 위원장은 15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제5차 기술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 경질과 함께 동반 퇴진을 공식 발표했다.

현재 표면적으로는 '포스트 슈틸리케'에 관심이 쏠려있다. 한국 축구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특급 소방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위원장은 '포스트 슈틸리케'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제시했지만 의외로 단순한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 책임감이 강하면서 잃을게 없는 지도자여야 한다.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에서 변화를 주지 못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구현되더라도 지도자 경력 단절에 예민하지 않는 사령탑이 선임돼야 한다.

하지만 A대표팀 감독을 먼저 뽑기 전 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이 위원장의 공백을 메울 신임 기술위원장 선임이다. 현 대한축구협회 시스템에선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의 권리는 협회 독립기구인 기술위원회가 가지고 있다.

협회 수뇌부는 최대한 빠르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두터운 신뢰를 보였던 이 위원장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정 회장이 14일 카타르전 관전 이후 여전히 해외에 체류 중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관련 회의 때문이다. 협회 수뇌부는 정 회장이 돌아오기 전까지 후보를 마련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새 기술위원장의 선임 조건도 따져보면 간단하다. 차기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국내 감독에게 기술적인 직언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축구인이어야 한다. 사실 이 위원장도 기술위에서 분석한 기술적 문제점을 슈틸리케 감독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지 못했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부임 이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2차예선 무패 등 '꽃길'만 걷던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에 돌입하면서 급격하게 내리막을 걸을 때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 빠른 위기관리대처 능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그러나 골든타임을 놓치자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기술위가 스스로 자신들의 위상을 깎아내린 셈이다.


홍명보 감독. 스포츠조선DB

새 기술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축구인은 네 명 정도로 보여진다. 홍명보 전 항저우 감독(48), 최영준 협회 기술부위원장(52), 김학범 전 성남 감독(57), 이장수 전 창춘 감독(61)이다. 후보를 추린건 떠나는 이 위원장의 마지막 작업이었다.

홍 전 감독은 협회가 키운 인물이기도 하다. 프로팀 지도자 경력이 없을 때 A대표팀 코치부터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올림픽대표팀 감독, 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 엘리트 코스를 밟도록 했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독이 든 성배'를 마셨던 홍 전 감독은 이후 중국 항저우에서 젊은 선수 육성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구단의 지나친 간섭에 스스로 그만두고 나와 한국에 거주 중이다.


김 전 감독은 2014년 7월 이용수 기술위원장 선임 당시 복수 후보로 리스트에 올랐던 지도자다. 대쪽 같은 성격의 소유자다. 남들이 A라고 말할 때 B라고 말할 수 있는 후보다.

최 부위원장은 2014년 전임지도자로 협회에 발을 내디딘 뒤 기술위원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정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부산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올해 4월 공석이던 기술부위원장으로 이 위원장의 포스트 역할을 해왔다.

이 전 감독은 감독 경력만 30년에 달하는 베테랑 지도자다. 특히 2011년에는 중국 명문 광저우 헝다를 이끌면서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되자마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새 감독에게 기술적으로 조언하기에는 이만한 지도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안익수 전 20세 이하 감독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안 전 감독은 이미 두 차례 협회 기술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체육학 박사 출신인 안 전 감독은 자신만의 소신이 뚜렷하다. 외풍에 흔들릴 가능성이 낮다. 또 신태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겨주기 전까지 20세 이하 대표팀의 초석을 다진 지도자다. 협회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파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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