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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메시' 이승우(19)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스스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바르셀로나 B(2군)로의 승격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승우 뿐만 아니라 장결희(19)도 바르셀로나 B 승격 불가 통보를 받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소식에 바르셀로나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관계자들은 "이승우가 이미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하기 전 바르셀로나로부터 2군행 불가 통보를 받았을 것"이라며 "후베닐 A(18세 이하 팀)에서 바르셀로나 B로 올라갈 선수들은 이미 미팅이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2017~2018시즌 바르셀로나 2군은 총 22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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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2016~2017시즌 후베닐 A와 바르셀로나 B를 병행하기도 했다. 당시 바르셀로나 B 자원들이 1군 훈련에 대거 참석하는 상황이 발생해 후베닐 A 선수들을 끌어올려 2군 훈련과 경기를 병행시켜야 했다. 때문에 이승우의 프로 계약이 진행됐을 뿐 바르셀로나 내부에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승우는 올 시즌 초반 후베닐 A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군 승격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그라운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 바르셀로나 관계자의 눈을 사로잡지 못했다. 15경기에 나서 1골에 그쳤다. 특히 지난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 준결승전에서도 후베닐 A를 이끈 가브리 감독은 이승우를 활용하지 않았다. 어깨 탈골이란 결장 이유가 들려왔지만 사실상 바르셀로나 2군으로 올라갈 경쟁력을 잃었다고 봐야 했다.
이승우의 바이아웃(클럽 동의 없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 이적료) 금액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이승우의 바이아웃 금액은 1200만유로(약 150억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승우의 최종 소속 팀은 후베닐 A다. 후베닐 A에서 가장 높은 바이아웃 금액은 300만유로(약 38억원)다. 바르셀로나 B로 올라가야만 최소 1200만유로까지 뛴다. '코리안 사비' 백승호(20)의 바이아웃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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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향후 잘 키워야 할 한국축구의 재목임은 분명하다. 작은 체구로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고, 기술적인 면은 K리그 유스 팀에서 육성되고 있는 선수들보다 월등하다.
다만 이승우가 진정한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위의 올바르지 못한 선택과 작업들은 자칫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언젠가는 밝혀질 진실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 이승우가 '좋은 선수'를 떠나 '성숙된 인격체'로 자라기 위해서는 가까운 주변인들이 정도를 걸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