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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해 인천은 초라하다. 주축 공격수 웨슬리와 김동석은 퇴장으로 인한 출전정지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다. 김용환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문선민은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근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 감독이 고육지책을 꺼냈다. 이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었다. 강원은 전방 압박이 빠르고 강한 팀인데 이를 풀어내기 위해 김대중을 공격수로 세우는 전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공격수가 없어 수비수인 김대중을 최전방으로 올린 이 감독의 절박함. 부상 방지와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이근호, 디에고를 벤치에 둔 최윤겸 강원 감독의 여유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분위기는 이 감독의 바람과는 반대로 흘러갔다. 전반 19분만에 실점했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최종환이 강원의 김경중을 잡아 끌었다. 문창진에게 실점하며 0-1로 끌려갔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강원에 주도권을 내줬다. 인천은 좀처럼 공격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은 0-1 인천의 열세로 끝났다.
이어진 후반. 이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특급 조커' 송시우를 투입했다.
적중했다. 후반 5분 송시우가 강원 골망을 갈랐다. 김대중이 상대 수비수와 공중볼 경합에서 볼을 따냈다. 김대중이 머리로 떨군 공이 문전을 향했다. 강원 골키퍼와 수비수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송시우가 빠르게 파고 들어 머리로 공을 밀어 넣었다. 이 감독의 고육지책과 승부수가 만든 합작품이었다.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천의 투지가 빛났다. 선수들이 온 몸을 내던졌다. 분명 기량은 강원이 한 수 위였다. 인천은 투박했다. 그런데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인천 선수들이 그라운드 여기저기서 나뒹굴었다. 그만큼 간절했다.
후반 39분 강원 강지용이 거친 태클로 퇴장 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했으나 추가골은 없었다.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인천 선수들은 마치 승리라도 거둔 듯했다. 서포터스들도 함성을 질렀다. 승점 1점에도 기뻐하는 팬들. 여기에 화답하는 선수들의 투지, 그리고 없는 살림에서 짜내는 이 감독의 전술이 인천의 전부였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