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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승부' 슈퍼매치 '언중유골' 입대결부터 후끈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10-19 20:41





'표정은 웃었지만 살벌했다.'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를 갖는 FC서울과 수원이 끝장승부를 예고했다.

서울과 수원은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7년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로 치러지는 슈퍼매치(21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를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황선홍(서울) 서정원(수원) 감독을 비롯, 골키퍼 양한빈 고요한(이상 서울), 김은선 김민우(이상 수원)가 선수대표로 참석했다.

K리그의 대표 흥행상품으로 자리잡은 슈퍼매치는 올해 마지막이자 역대 83번째다. 수원이 통산 전적에서 32승20무30패로 약간 앞서지만 정작 최근 2년 반 동안에는 4무5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황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치른 4경기에서 3승1무로 서울의 압도적 우세다.

특히 이번 매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승점 2점차인 4위 수원과 5위 서울은 플레이오프 진출 기회가 있는 리그 3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합중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미디어데이 기자회견 분위기부터 치열한 승부를 가늠하기에 충분했다.

▶두 사령탑의 언중유골 신경전


기자회견 초반 슈퍼매치를 맞은 각자 소감을 밝힐 때까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양팀의 숙원인 ACL 진출권이 화제에 오르자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서정원 감독이 먼저 쓸쩍 건드렸다. "ACL 티켓을 위해 이겨야 한다는 것보다 상대가 서울이라서 이겨야 하고 ACL은 그 뒤에 생각할 문제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바로 견제구를 날렸다. "서 감독이 자꾸 '이긴다, 이긴다'하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을텐데…." 이후 양 감독은 슈퍼매치의 특성에 대해 각자 적극적인 경기운영, 박진감을 강조하는 립서비스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듯했다. 다시 서 감독이 "슈퍼매치에서 최근 이기지 못했지만 FA컵 같은 중요한 경기 때 서울을 꺾고 우승한다든지 임팩트 있는 경기를 했다"며 작년 FA컵 결승에서 서울을 꺾었던 점을 강조했다. 황 감독이 요즘 유행하는 '팩트폭격'으로 받아쳤다. "서 감독이 계속 좋은 기억을 강조하는데 팩트는 3년간 수원이 서울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가 서울을 맡고 나서도 패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다. 나는 자신있다." 이어 황 감독은 "이번 수원전에 이어 울산전까지 2경기 전승을 준비하고 있다. 한치의 의심도 없이 ACL에 진출한다고 생각한다"며 못을 박았다.

하지만 끝까지 물러설 서 감독이 아니다. 서 감독은 "황 감독의 ACL 열망 강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리그 순위에서 서울보다 높이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팬들도 좋아한다. 그런 부분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수들의 희한한 역 선물공세?

감독이 총대를 메는데 선수들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먼저 포문을 연 이는 '군인정신'이 아직 살아있는 수원의 예비역 수비수 김은선이었다. 김은선은 '재계약에 성공한 서 감독에게 슈퍼매치 승리를 선물로 안기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입대 전 마지막으로 뛴 슈퍼매치가 5대1 승리였다. 이번에 황 감독님께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다. 최용수 전 감독 시절 (우리한테) 5골을 먹었는데 황 감독님은 없지 않았나"라며 "오래 전부터 수원 선수단에 전해 내려오는 메시지가 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북쪽에 있는 서울은 이긴다'는 것이다. 서 감독님께 재계약 축하의 말보다 슈퍼매치 승리로 보답하겠다"라며 정면으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에 김은선과 동갑인 서울 고요한이 대응사격에 나섰다. "말처럼 5골을 넣기가 어디 쉬운가. 서 감독님 재계약 축하드린다. 대신 우리는 홈경기에서 5골까지 넣을 생각은 없고 1대0 무실점 선물을 드리겠다." 여기에 서울 양한빈이 거들었다. 그는 "수원이 자꾸 힘들 때 잘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5위고, 수원은 FA컵 준결승까지 오른 팀이다. 우리가 수원보다 더 힘들고, 간절하다"면서 "(군 입대한)유상훈 형이 있을 때 무패였지만 나는 슈퍼매치 2전 전승이다. 1경기 더 이기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며 수원을 자극했다.

막내뻘인 수원 김민우는 "나의 매치업 상대로 서울의 오른쪽 (신)광훈 형이 나올 것 같은데, 요한 형도 오른쪽에 뛸 수도 있죠?"라고 되물은 뒤 고요한이 그저 웃기만 하자 "피하시는 거 같은데…, 형들이랑 붙어서 이기고 싶다"며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뜨거운 신경전을 펼쳤다.
축구회관=최만식, 노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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