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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크로아티아-덴마크의 16강전 '맨 오브 더 매치(MOM)'은 '덴마크의 2세 수문장' 카스퍼 슈마이켈이었다.
특히 연장 후반 모드리치의 페널티킥 골을 막아낸 장면은 하이라이트였다. 연장 후반 8분 모드리치의 전방 킬패스는 예리했다. 문전으로 단독 쇄도하는 레비치를 외르겐센이 백태클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후반 1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모드리치는 실축했다. 슈팅방향을 읽어낸 정확히 슈마이켈이 모드리치를 막아섰다. 후반 13분 모드리치의 슈팅 역시 슈마이켈의 가슴에 안겼다. 탈락 위기의 덴마크를 살려냈다. 덴마크가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까지 팽팽한 명승부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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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아들이 덴마크 국가대표로 나서게 된 일을 누구보다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했던 아버지는 이날 크로아티아전 현장에서 아들과 덴마크대표팀을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했다. 슈마이켈이 PK 위기를 맞자 가슴 졸이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아버지는 아들이 모드리치를 막아내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이날 절체절명의 승부차기에서도 '아들' 슈마이켈은 5개의 슈팅 중 2개를 막아내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보였다. 비록 패했지만 레전드 수문장, 아버지가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 슈마이켈의 존재감은 반짝반짝 빛났다.
크로아티아전 MOM 수상 후 인터뷰에서 슈마이켈은 "묘한 느낌이다. 엄청난 실망감뿐 아니라 우리가 해낸 일에 대한 큰 자부심이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리는 기회를 잡았고, 후반전에는 우리가 좀더 나은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감정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같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