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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다. 남이 아닌 우리 스스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경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경남 원정에서 3-0으로 이기다 막판 실점으로 무승부한 기억이 있다. 90분동안 마지막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과 A매치 휴식기 이후 울산의 축구는 확 달라졌다. 박주호, 이근호 등 솔선수범하는 베테랑 에이스들이 팀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았다. 패스마스터 믹스의 영입으로 중원이 활기를 되찾았고, 킬러 주니오가 화려하게 부활했으며, 김인성 김태환 황일수 한승규 등 울산 육상부는 2선에서 리그 최강의 위협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특히 한승규는 23세 이하 공격수 중 가장 많은 5골5도움을 기록하며 전북 골키퍼 송범근을 위협하는 강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 감독은 "송범근의 경우 전북의 우승 메리트가 작용할 것이다. 한승규가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더 큰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도 준우승, FA컵 우승 등 팀 성적을 내야 한다"고 봤다.
ACL 4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수원과 FA컵 4강에서 또다시 마주하게 됐다. 율선운 ACL 8강에서 승부차기 혈투끝에 수원에 4강 티켓을 내줬었다. 김 감독은 "ACL 아쉬움이 컸지만 K리그 구단으로서 수원을 열심히 응원했다"면서 "서정원 감독이 어렵게 왔는데 정말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나 FA컵 2연패로 가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 4강에서 다시 만나게 된 수원을 상대로 독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수원에게 FA컵은 마지막 남은 ACL 직행 기회라는 말에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더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꼭 이겨야 한다. 왜냐하면 작년 우승 기분을 알기 때문에. 그 기분 아니까"라며 2연패 의지를 분명히 했다. "ACL에서 아쉽게 탈락한 설욕을 홈에서 꼭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울산 스쿼드가 올시즌 무시무시한 뒷심을 보여주는 상황, 여유있게 상위 스플릿에 올랐다. "다른 팀에 비해 여유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아니다"라고 즉답했다. "우리도 생존보다도 더 절실한 준우승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존경쟁을 하는 하는 팀들은 그 팀들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있고, 우리를 향한 기대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절실하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울산만의 팀 정신을 강조했다. "울산 현대라는 팀에 걸맞은 팀 정신을 만들고 싶다. 축구장에서 임하는 태도, 헌신, 희생, 이 팀에 어울릴 수 있는 격, 팀 스피릿을 만들고 싶다. 매경기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 매경기 그라운드에 쓰러질 때까지 뛰는 팀, 다음 경기가 아니라 오늘 이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는 마음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잘 따라주어 고맙다."
경남전을 앞둔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물론 오늘 3점을 따도 4경기가 남아 있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경기다. 남들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누가 해주길 바라면 안된다. 그걸 해내야 한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