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세 시즌간 유럽챔피언스리그를 호령했던, 바로 그 팀이 맞는가 싶을 정도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파엘 바란을 빼고 스리백 카드로 전환하며 만회골을 넣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연이어 3골을 내주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2010년 11월 엘 클라시코 이후 8년만에 5골을 내주는 비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면에서 완벽히 밀렸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더욱 컸다.
후폭풍은 곧바로 시작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갑작스레 지휘봉을 놓은 지네딘 지단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직에 오른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은 기정사실이 됐다. 로페테기 감독은 단 5개월만에 경질의 칼날을 맞게 됐다. 벌써 작별인사를 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후임은 첼시를 이끌었던 안토니오 콩테 감독이 유력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탈이었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세금 탈세와 재계약 문제로 팀에 불만을 품던 호날두는 전격적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행을 택했다. 세대교체를 노리던 레알 마드리드 역시 미련없이 호날두를 보냈다. 문제는 대체자가 없었다는 점이다. 네이마르, 에당 아자르, 해리 케인, 모하메드 살라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은 잠잠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어, 마리아노 디아스 등을 더하는데 그쳤다. 물론 매 시즌 50골을 터뜨리던 공격수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너무 안일한 대응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즌 개막 후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최악의 공격력으로 부진을 자초했다. 그나마 믿었던 수비진마저 흔들리고 있다. 오랜 기간 원했던 월드클래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완벽히 기대에 어긋난 모습이다. 엘 클라시코 참패는 레알 마드리드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다. 과연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는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